[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0%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와 채소 가격 하락한데다 서비스 요금 상승률이 둔화된 영향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2015=100)로 전년 동기 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6년 7월(0.4%)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3%에서 올해 1월 0.8%로 떨어진 뒤, 2월 0.5%에 이어 석 달 연속 0%대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5%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 둔화의 주된 원인은 유가 하락으로 풀이된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9.6%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43%포인트(P) 낮췄다. 휘발유(-12.6%), 경유(-7.0%), 자동차용LPG(-6.9%) 등 모든 유종에서 하락 폭이 컸다. 석유류는 지난 2월에도 11.3% 떨어진 바 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고 유류세를 낮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내려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채소류도 전년보다 12.9% 내려 물가 하락 기여도(-0.21%포인트)가 높았다. 품목별로 무(-51.1%), 배추(-46.4%), 파(-30.6%), 양파(-30.3%), 호박(-30.0%) 등의 낙폭이 컸다. 딸기(-16.1%), 돼지고기(-6.3%) 등 다른 농·축·수산물도 하락했다. 반면 찹쌀(23.1%), 토마토·현미(22.3%) 등 품목은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0.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2％포인트 낮췄다.

서비스 상승률은 1.1%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 기여도는 0.58%포인트에 불과해 전월(0.78%포인트)보다 0.20%포인트 낮아졌다.

공공서비스는 0.3% 하락했다. 시외버스료가 13.4%, 택시료가 8.6% 상승했으나 가중치가 큰 휴대전화료가 3.2% 내린 영향이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2.0% 올라 물가 상승에 0.62%포인트를 기여했다. 치킨(6.9%)과 공동주택관리비(4.1%) 등이 상승했고 학교급식비(-41.3%), 병원검사료(-16.5%) 등은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강원(2.8%), 대구·경북(2.3%), 부산·전북(2.2%) 등의 상승률이 이 높았다. 외식의 경우 강원(3.8%), 대구(3.5%), 전남(3.0%) 순이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집계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보다 0.9% 상승한 105.06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8% 상승한 105.32를 기록했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가 1% 미만으로 상승한 것은 2000년 8월 이후 18년8개월 만이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