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금융사고’ 발생…횡령‧배임 등 내부사고 ‘수두룩’
[이지 돋보기] 은행권,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금융사고’ 발생…횡령‧배임 등 내부사고 ‘수두룩’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4.0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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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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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에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실명제법 위반과 횡령 등 은행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가 대부분이어서 내부통제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72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67건에서 ▲2017년 53건 ▲지난해 52건 등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연평균 57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사고가 나는 셈이다. 업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적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사고란 은행 임직원의 횡령이나 배임‧자금유용 등 부당행위와 사기, 금품수수‧사금융 알선 등으로 금융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은행 강도 등 범죄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금융사고에 해당한다.

은행별로 보면 조사 대상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총 52건. 이어 우리은행(48건)과 신한은행(41건), KEB하나은행(31건) 순이다.

연도별 금융사고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KB국민은행에서 20건의 사고가 발생해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18건), KEB하나은행(16건), 신한은행(13건)이 뒤따랐다. 2017년에는 우리은행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은 15건이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14건, 7건의 사고가 났다.

지난해는 KB국민은행(17건), 신한은행(14건), 우리은행(13건), KEB하나은행(8건) 순서였다.

피해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10억원 미만의 사고가 총 162건으로 전체 중 94.2%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49건, 우리은행 46건, 신한은행 39건, KEB하나은행 28건 등이었다.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은 총 9건으로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각각 3건, 신한은행 2건, 우리은행 1건 등이 발생했다. 피해금액이 100억원 이상의 초대형 사고는 우리은행에서 1건 발생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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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는 대부분은 은행 내부의 문제로 인해 벌어진 경우가 많았다. 임직원의 부주의 또는 부당행위로 법을 위반하면서 손실이 나 사고로 이어진 것.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이 발생한 사고는 ‘실명제 위반’이었다. 총 39건이 발생해 전체 사고 중 22.7%의 비중을 차지했다. 실명제 위반이란 은행원이 예금이나 대출 등 금융거래 시 금융소비자의 실명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업무를 진행한 경우를 말한다.

일례로 A은행은 2017년 6월 환경미화 노조원 100명의 저축예금 계좌를 본인 동의와 실명 확인 없이 개설한 것이 적발돼 총 7000만원의 과태료 철퇴를 맞은 바 있다.

실명제 위반 다음으로는 횡령이 26건(15.1%) 발생했다. 사기와 사적금전대차가 각각 24건(13.9%), 23건(13.3%) 발생했다. 이중 횡령과 사적금전대차는 은행 임직원의 부당행위로 사고가 발생한 유형이다. 이어 ▲금품수수 18건(10.5%) ▲배임 17건(9.9%%) ▲사금융 알선 7건(4.1%) 등도 은행 내부에서 발생한 사고다.

반면 은행 강도로 인해 돈을 탈취당하는 도난피탈 사고는 4건으로 전체 사고의 2%에 불과했다. 사실상 은행 내부의 부주의와 예방 시스템 미흡이 대부분의 금융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금융소비자단체 등은 은행권의 위법행위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내부 통제와 외부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 자체적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임직원의 불법 행위를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또 외부기관도 은행 차원의 위법 행위를 막기 위해 지속적인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은 이같은 지적에 정기적인 직원 교육과 시스템 점검 등 사고 예방 및 근절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임직원을 대상으로 금융사고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모니터링 및 시스템 강화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며 “실제로 매년 사고가 줄어드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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