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한국허벌라이프, 본사에 배당 등 1.2조 퍼줬다”…학계‧시민사회 “자정” 촉구 한목소리
[이지 돋보기] “한국허벌라이프, 본사에 배당 등 1.2조 퍼줬다”…학계‧시민사회 “자정” 촉구 한목소리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4.0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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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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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한국허벌라이프가 미국 본사에 배당과 로열티 명목으로 지난 20년 간 무려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등을 중심으로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한국허벌라이프는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허벌라이프는 이른바 묻지마 고배당이 계속되면서 기초 체력이 현격히 저하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적이 뒷걸음질 중이다. 재무건전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곳간 또한 텅 비어가고 있다. 외국계 기업의 주주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한국허벌라이프의 2018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허벌라이프 인터내셔날(Herbalife International,Inc/미국 소재)에 배당금 390억원이 지급됐다. 배당성향은 무려 214.2%다.

상표권 사용료 등 로열티(수수료) 역시 한국허벌라이프의 지배기업과 특수관계자인 허벌라이프 인터내셔날(Herbalife International.Inc.), 미국 허벌라이프(Herbalife International of America, Inc.)에 각각 140억4000만원, 244억6000만원 등 총 385억원(전년比 3.2%↑)이 지급됐다.

한국허벌라이프의 고배당 정책은 20년 간 계속됐다.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허벌라이프에 단 두 차례(2005년, 2007년)를 제외하고 총 4504억원을 배당했다. 20년 평균 배당 성향은 152.0%다. 매년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돈을 퍼준 셈이다.

수수료도 마찬가지. 같은 기간 총 7905억원을 지급했다. 20년간 지급된 배당금과 수수료를 더하면 무려 1조2410억원이 해외로 유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등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이 상실될 수 있으며 방만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정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또 외국계 기업의 이같은 행태를 견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이와 관련, “국내에서 번 돈을 매년 해외로 유출하는 것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는 행위”라며 “이런 행동이 지속될 경우 방만 경영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쉽지 않다. 고배당 지급을 자정해야한다”고 꼬집었다.

한동호 우석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계 기업은 주주 구성상 최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없다”며 “외국계 기업의 주주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위축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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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허벌라이프의 실적이 뒷걸음쳤다. 재무건전성(유동비율)과 수익성, 1인당 생산성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더욱이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은 반토막 났다. 퍼주기 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허벌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094억원, 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1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85억원으로 같은 기간 보다 17.4% 증가했다. 이에 기업의 영업 활동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이 20.2%로 2,5%포인트 하락했다.

직원 1인당 생산성은 2억9864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3%(6247만원) 감소했다.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도 184억원으로 전년(390억원) 대비 52.9% 줄었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그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신용분석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한국허벌라이프의 지난해 유동비율은 57.1%로 전년(40.0%) 대비 17.1%포인트 상승하며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기준치(200%)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한국허벌라이프는 고배당 등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센 상황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또 지적 사항과는 무관한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는 무성의한 태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허벌라이프 홍보를 담당하는 고아림 미디컴 과장은 이와 관련, “한국허벌라이프는 모든 배당금에 대한 원천징수세를 한국 세무당국에 납부하는 등 윤리 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배당과 관련된 국내 법규를 준수하고, 배당금은 미처분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 지급된다”며 “앞으로도 직접판매의 핵심 원칙을 지키고 멤버들의 사업을 보호,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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