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4조 탈모시장 잡아라”…JW·동국·한미‧화이자, ‘탈모치료제’ 놓고 격돌
[이지 돋보기] “4조 탈모시장 잡아라”…JW·동국·한미‧화이자, ‘탈모치료제’ 놓고 격돌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04.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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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년 남성이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위)과 탈모치료를 하고 난 이후 머리숱 현황(아래). 사진=뉴시스
40대 중년 남성이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위)과 탈모치료를 하고 난 이후 머리숱 현황(아래)이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제약업계가 탈모시장 공략에 나섰다. 새로운 먹거리라는 이유에서다. 

동국제약 ‘판시딜’이 독주하는 가운데 JW중외제약과 한미약품, 한국 화이자 제약 등이 앞 다퉈 도전에 나섰다.

탈모시장이 주목받는 것은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1228억원(ETC-처뱡약 기준)이다. 2017년(1077억원)에 비해 약 15% 늘었다. 여기에 약국에서 파는 먹는 탈모치료제(OTC), 바르는 탈모 약, 탈모방지 샴푸 등 탈모 케어 등 관련 제품군을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연 4조원에 육박한다. 앞으로도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탈모에 따른 고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고 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간(2013~2017년)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누적 환자 수는 103만명을 넘어섰다. 연간 평균 21만명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환자 수도 2013년 20만5608명에서 2016년 21만 999명, 2017년 21만3770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주목할 점은 탈모 환자 중 20~30대 청년층이 전체의 43.8%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30대가 24.3%로 가장 많았고 40대(22.4%), 20대(19.5%) 순이었다. 특히 20대 남성은 5년 새 10%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잠재 인구까지 포함하면 탈모환자는 1000만명에 이른다”면서 “제약업계 역시 탈모시장 성장세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약국에서 일반의약품(OTC)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경구용 탈모치료제 ‘판시딜’ 사진=동국제약
약국에서 일반의약품(OTC)으로 판매되고 있는 경구용 탈모치료제 ‘판시딜’ 사진=동국제약

경쟁 

제약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먼저 동국제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지난 2011년 캡슐 제형의 ‘판시딜’로 일찌감치 발을 들였다. 

모발 및 손톱 구성 성분인 케라틴과 L-시스틴, 비타민, 약용효모 등 6가지 성분이 적절한 비율로 함유돼 있다. 모발에 필요한 필수 영양성분을 혈액을 모근조직 세포에 직접 공급해 머리카락이 굵어져 빠짐이 덜하다. 잦은 파마나 염색, 자외선으로 인한 모발 손상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임상시험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 국내에서 시행된 ‘약용효모 복합제제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판시딜 복용 결과 먹기 전에 비해 모발이 약 45%가량 덜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복용 이 후 전체 모발 수는 약 12% 가량 증가했다. 

매출도 쏠쏠하다. 판시딜 군은 2018년 240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157억8700만 원) 대비 52.52% 증가했다. 

JW중외제약‧한미약품은 병원에서 처방받는 전문의약품) 탈모치료제로 시장을 공략했다.

병원에서 탈모치료제로 자주 처방하는 ‘피나스테리드(위)’, ‘두타스테리드(아래)’ 사진=한국 MSD, 한국GSK 제공
병원에서 탈모치료제로 자주 처방하는 ‘피나스테리드(위)’, ‘두타스테리드(아래)’ 사진=한국 MSD, 한국GSK 제공

병원에서는 탈모치료제로 ‘피나스테리드(이하 피나, 알약 제형)’, ‘두타스테리드(이하 두타, 연질제형)’ 성분을 많이 사용한다. ‘피나스테리드’는 한국MSD사에 만들어 ‘프로페시아’로 ‘두타스테리드’는 GSK사에서 만든 ‘아보다트’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먹기 편한 알약 형태의 피나가 더 많이 팔렸다.

한미약품은 탈모치료제 오리지널 특허 만료에 따라 제네릭의약품인 피나테드 정, 두테드 연질캡슐을 내놨다. 알약과 연질제형을 모두 내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피나테드 정 35억원, 두테드는 1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한국화이자제약도 탈모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형 탈모증 환자를 위한 먹는 치료제 ‘PF-06651600’을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후기 2상 및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FDA로부터 자가면역 피부질환에 의한 원형탈모 치료제로 승인받은 상태다. 2018년 9월 유럽 피부의학·성병학회(EADV)에서 임상 전기 2상에서 두피 모발의 재성장을 향상시켜 준다는 결과를 발표해 효능을 입증했다. 

두타 성분을 사용하면서도 알약 제형으로 만든 ‘제이다트’ 사진=JW중외제약
두타 성분을 사용하면서도 알약 제형으로 만든 ‘제이다트’ 사진=JW중외제약

골든타임

JW중외제약은 탈모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제약사 중 탈모 개발에 따른 투자비용이 비교적 높다. 지난해 11월에는 알약(정제) 형태의 탈모치료제 ‘제이다트’를 내놨다. 이 제품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도 쓰인다. 이 약은 두타가 주성분인 제네릭 의약품이다. 

원래는 액체가 들어간 연질 캡슐로 만들어졌으나 삼키면 식도에 달라붙어 복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과감한 시도를 통해 두타성분을 사용하면서 목 넘김이 편한 알약형태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탈모치료제 단점을 보완해 세포 증식과 재생을 조절하는 등 Wnt 신호전달 경로를 활용한 탈모치료제 ‘CWL080061’도 개발 중에 있다. 이 치료제는 탈모 과정에서 감소하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 시켜 모낭 줄기세포와 모발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를 증식시키는 역할을 한다. 

올해 말까지 전임상(동물실험)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임상 1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유정재 JW중외제약 홍보팀장은 “탈모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환자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내놓은 제이다트도 복용이 편해서 병원에서 찾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안다”면서 “입소문이 퍼지면 시장 점유율도 늘어날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탈모 치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상당 수 남성 탈모환자들이 탈모치료제를 먹으면 성기능이 저하되거나 수면 장애 등을 유발한다는 불안감으로 약 복용을 꺼리는 것. 

의약계에서는 탈모치료 부작용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 일본피부과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의 18~50세 남성형 탈모 환자 117명에 대한 48주간 관찰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기능 이상 반응은 일시적인 것으로 치료를 지속하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광성 인하대학교 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치료제 복용 이후 발생하는 성기능 이상반응 중 대부분은 치료 과정에서 해결되거나 복용 중단 후 단기간 내 사라졌음을 입증했다”며 “부작용을 우려해 치료를 거부하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해 탈모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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