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Car] 중형 세단 K5, 너무나 강렬했던 데뷔작…시들해진 인기에 신형 모델 기대감↓
[이지 Car] 중형 세단 K5, 너무나 강렬했던 데뷔작…시들해진 인기에 신형 모델 기대감↓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4.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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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아자동차, 픽사베이
2020년형 K5(왼쪽) 사진=기아자동차,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기아자동차의 중형 세단 K5는 지난 2010년 등장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후 약 10년 동안 제자리걸음.

절치부심 2020년형 모델로 반전을 꾀했지만 현재까지 반응은 미지근이다. 데뷔 모델이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K5 앞에 놓인 숙제. 데뷔작을 뛰어 넘어야 산다.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12일 2020년형 K5 모델을 출시했다. 경쟁 차종인 쏘나타를 의식해 출시를 앞당겼다. 상황은 좋지 않다. 쏘나타의 기세에 확 눌렸기 때문.

성형(완전변경)을 통해 환골탈태한 쏘나타와 화장법(페이스리프트)만 바꿔 극적인 변화가 없는 K5의 차이가 불러온 효과로 보인다.

이상형은 처음 본 이성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페이스리프트라고는 하나 K5의 소극적인 디자인 변경은 식상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K5는 19일 현재 자동차 조회 순위 9위에 머물러 있다. 반면 쏘나타는 1위. 현격한 차이다.

격세지감. 불과 10년 전만 해도 K5는 쏘나타를 집어삼킬 기세였다. 당시 K5가 등장하자마자 시대를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역대급 인기를 구가했던 것이 오히려 K5 다음 세대 인기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자승자박.

사진=기아자동차
K5 1세대. 사진=기아자동차

데뷔

K5가 등장했을 때 당시 반응은 환호와 열광. 긍정의 의미로 충격에 휩싸였다. K5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2030 젊은이들의 로망이 됐다. 당시 중형 세단의 기준을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 중장년층들에겐 패밀리카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편안함과 쾌적한 매력을 발산했다. 덕분에 K5는 전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을 수 있었고 쏘나타가 주름잡던 중형차의 판도를 바꿨다.

K5 1세대는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외형뿐만 아니라 실내 역시 흠잡을 데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좌석 가죽 시트는 마감부터 고급스러웠고 개방성도 우수했다. 실내의 균형감도 좋았다.

성능도 우수했다. 당시 K5 최상위 트림의 경우 최대출력 201마력에 최대토크 25.5㎏.m의 성능을 자랑했다. 2010년형 BMW 320i(최대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0.4㎏.m)보다 뛰어났을 정도.

실제 당시 기자 주변에도 K5 오너가 상당수였다. 그들은 결혼 후 반려자와 함께할 차량으로 선택하기도 했고, 디자인에 매료돼 K5로 갈아타기도 했다.

특히 당시 황금색 마티즈를 타던 기자의 절친은 출근길에 경기 남양주 모 고등학교 앞에서 차가 퍼지는 극도의 수치를 겪은 후 K5를 선택하기도 했다.

만족도도 상당했다. 대형 세단과 같은 묵직함과 가속력은 떨어졌지만 부드러운 주행감과 세련된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친 것. 마티즈에서 K5로 바꾼 절친은 당시 여자친구의 대접이 달라졌다고 했을 정도. 다만 주말마다 놀러가는 부작용은 있었다고.

K5 2세대. 사진=기아자동차
K5 2세대. 사진=기아자동차

정체

1세대의 인기에 힘입어 5년 만인 2015년 2세대가 야심차게 나왔지만 반응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특히 기존 모델과 비교해 크게 바뀌지 않은 외형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실내 디자인도 마찬가지. 정제된 멋도 있었지만 다소 밋밋하고 따분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부분변경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변화의 폭이 적어 아쉬웠다는 것.

기존 1세대가 워낙 뛰어난 디자인이기에 과감히 손을 댈 수 없었던 게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있다.

지난해 또 한 번 페이스리프트 된 모델은 전면부 그릴이 세로형으로 변하면서 좀 더 확실한 변화를 줬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중후한 멋을 낸 것. 그러나 스포티함이 사라져 잘생긴 아저씨가 된 느낌을 줬다. 더욱이 그릴을 제외하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소소한 변신에 그쳤다.

10년 전에는 빅뱅과 소녀시대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가 대세이듯 취향과 스타일 및 미(美)의 기준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뀌는 법. 그러나 K5는 여전히 그 당시 빅뱅과 소녀시대에서 시간이 멈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K5는 수많은 택시와 렌터카로 인해 저가형 이미지가 강해졌다. 또 주 5일제 정착에 따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에 따른 소외 현상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를 내놓지 못했다는 자충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갈증

1세대 이후 모델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잃어버린 10년과 다름없다. K5 최신 모델을 사느니 차라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고려해 K5 1세대를 중고로 사는 것이 만족도가 높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개인적으로도 눈을 감고 K5의 이미지를 상상한다면 1세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이후 부분 변경된 모델의 장점이나 특징을 상세하게 기억할 수 없다.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 싶다.

실제 2세대의 경우 2015년 5만8619대가 판매됐으나 이듬해인 2016년 4만4637대, 2017년 3만8184대, 지난해 4만8503대로 지난 3년간 연간 판매량이 4만대 정도였다. 이는 쏘나타 절반 수준이다.

2020년형 K5도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고 있다. 해당 모델은 각종 최첨단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을 기본화해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또 가격도 합리적으로 조정해 접근성을 낮췄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전에 소개팅에서 기자를 마주한 여성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대개 차량의 성패는 출시 후 6개월 이내에 결정된다고 한다. 예컨대 팰리세이드의 경우 출시 직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현재까지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형 K5가 출시 2개월이 다 되도록 시장 중심에 올라서지 못했다는 것은 앞으로도 난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처음 2010년 K5가 출시됐을 때의 파급력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1년 내로 다가왔지만 그 1년의 체감 시간은 참 길게 느껴진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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