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베트남 진출, 중국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이지 Think Money] 베트남 진출, 중국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 이지뉴스
  • 승인 2019.04.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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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

[이지경제] = 최근 들어 베트남 진출에 대한 문의가 많이 늘었다. 박항서 감독 인기도 베트남 진출에 대한 개인과 기업들의 관심 증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진출을 논하기 전에 우선 중국 진출의 경험과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하자. 2000년 초중반 중국 바람이 한창일 때 중국은 모두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신천지처럼 느껴졌었다. 그 당시 중국정부는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달콤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토지무상임대, 다년간 법인세 면제 혹은 감세 등의 정책들을 내놓으며 외국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러한 정부 정책과 함께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은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었던 기업들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었다. 더구나 중국은 생산기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했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 중에 특히 한국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한국의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푸푼 희망을 안고 중국으로 몰려갔다.

그러나 그렇게 부푼 희망을 가지고 중국으로 진출한 기업들 중 많은 수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중국에서 철수를 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인건비 상승이다. 2000년부터 10년 동안 중국의 연평균 임금 상승률은 15%에 육박했다. 이 정도의 상승률이면 5년 후가 되면 첫 해 인건비의 두 배가 되고, 10년 후에는 첫해 인건비의 4배가 넘는 규모가 된다. 2010년을 기점으로 중국 진출 기업의 어려움은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사드’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은 기업들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중국으로 진출했던 기업들 중 섬유, 신발, 의복, 가방, 가죽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속한 제조업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지하다시피 노동집약적 산업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업이다. 그러한 업종들은 인건비 상승에 대한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이어서, 저렴한 인건비를 바라보고 진출한 기업들로서는 당연히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인건비 상승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권익보호도 한층 강화됐다.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정부의 간섭도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정부의 정책도 서서히 변하여 초기에 투자 조건으로 내걸었던 정책들이 조금씩 변하게 되어 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마지못해 중국에서의 사업을 포기하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도 순탄치 못했다. 기업들이 철수할 때 중국 당국은 그동안 혜택 받았던 것들을 뱉어 내라고 요구한 사례들도 포착된다. 그동안 받았던 세금혜택이나 무상으로 제공했던 토지임대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사드사태’는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역학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찍은 분수령이 되었다. ‘사드’는 정부정책에 순응적이고 국가주의 애국심이 강한 중국인들의 마음 깊숙이 각인됐다. ‘사드’ 이후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긴 것은 한국기업과 제품의 소비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사드사태’가 하나의 해프닝이나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뜻이다.

‘사드사태’라는 큰 소용돌이를 돌아 침몰하지 않고 어렵게 항해하는 중국진출 한국기업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제2 제3의 ‘사드’를 걱정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제 다시 베트남 얘기로 돌아가 보자.

최근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필자가 보고, 듣고, 만나본 사람들의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 정부의 ‘신남방정책’도 베트남 신드롬을 더욱 부추기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듯이 보인다.

베트남 진출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던지는 공통적인 질문 중 하나는 ‘지금가면 너무 늦지 않을까요?’이다. 이 질문을 조금 달리 해석하면 ‘지금이 아니라 몇 년 전이었다면 무조건 갔을 것이다.’ 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더 일찍 진출했으면 좀 더 좋은 여건에서 일찍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리 늦은 시점은 아니라는 점과 한편으로는 업종에 따라서는 늦은 시점이 될 수도 있다 점이다.

이에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진출을 할 때 체크해야 할 몇 가지 리스크에 대하여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정부의 정책 리스크이다.

정부 정책 리스크의 범위는 넓고 광범위하다. 따라서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정책 리스크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다.

자신이 진출하고자 하는 업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나 법률, 규제 사항 등에 대하여 면밀하게 조사가 필요하다. 규제 조항이 많고 까다로운 업종일수록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다. 진입장벽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새로운 규제 강화가 있을 수 있는 업종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규제 조항이 많다는 것은 문제가 생길 소지도 많고 정부의 간섭이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규제가 약하던 환경오염 물질 배출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면 당장 사업이 어려워지는 업종이 있을 수 있다.

이밖에 노동 정책에 대한 것들도 있다. 현재는 느슨하지만 추후 노동자의 권리나 노동법이 강화되면 사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최근 들어 베트남에서도 여러 가지 사유로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한다.

둘째, 비용에 대한 리스크이다.

기업의 비용 중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인건비와 토지(공장부지), 세금 등을 들 수 있다. 현재의 시점에서 진출 비용을 추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의 추세를 산정해야한다는 뜻이다. 앞서 중국의 경우처럼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토지의 사용료가 상승할 경우 오래지 않아 진출 초기에 예상했던 비용을 초과하여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비용을 추산하는 경우 상승률과 추세를 잘 살펴봐야 한다. 최근 베트남의 연평균 임금 상승률은 대체로 두 자리 수 이상 유지하고 있다(지역별, 업종별 격차가 크긴 하지만 2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업종도 상당수 이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앞서 중국의 경우처럼 향후 5년 이내에 현재의 두 배, 10년 후에는 4배 이상의 인건비 상승이 예상된다. 현재는 베트남 정부가 최저임금 상승률을 5~6% 선에서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 임금 상승률을 두 자리 수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농촌의 유휴인력이 도시로 몰려들어서 지속적으로 노동력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이 어느 정도 억제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구보너스가 사라지면, 즉 더 이상 농촌에서 인력이 공급되지 않는 시점이 되면 인건비 상승률은 급격하게 올라갈 것이다. 그 시점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필자의 추측이다.

토지의 경우 베트남도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토지의 소유권은 국가가 가지고 있다. 기업이나 개인은 사용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현재는 베트남 정부가 외자유치를 위해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저렴하게 유지하고 있으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토지임대료도 다시 협약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세금문제이다. 외자유치를 위해 일정기간 세제해택을 부여 했으나 이것 또한 일정 시점이 되면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

셋째 장점이 약점이 될 수도 있는 환경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장점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업종에 따라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현재 베트남의 부동산 가격의 상승률이 매우 높다. 이는 부동산을 임차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점이다. 하지만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큰 호재이기도 하다. 금융권의 이자율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하는 기업에게는 부담이지만 금융업자에게는 호재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베트남의 소득 상승률을 살펴보자. 최근 수년간 베트남의 소득 증가율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득이 많아진다는 것은 인건비 부담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지인을 소비자로 하는 사업자에게는 현지인들의 소비력이 높아져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현지의 여러 가지 상황이 모든 기업에게 천편일률적으로 장점과 단점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진출하고자 하는 업종에 따라서 현지상황에 대한 유불리를 파악하고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트남 진출,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것은 오직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일 뿐, 그 어디에도 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없다. 실패한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Who is?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現)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

KBS인터넷(現KBS미디어) 콘텐츠사업팀 파트장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취재기자

한국금융신문사 취재기자

케이피씨씨 정책연구소 객원연구위원(現)


이지뉴스 webmaste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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