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건설업계, “중앙아시아 문 열어라”…천연자원·인프라 개발 풍부, 新해외시장 급부상
[이지 돋보기] 건설업계, “중앙아시아 문 열어라”…천연자원·인프라 개발 풍부, 新해외시장 급부상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5.0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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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토카예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토카예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업계가 중앙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은 천연가스, 원유 등 자원이 풍부하다. 또 도로와 철도 등 교통 인프라 개발 등 이른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부터 23일까지 이들 국가를 차례로 국빈 방문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관심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단지 큰 틀을 마련했을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이들 국가의 금융 등 경제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위험요소가 많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한다. 연평균 10%대의 경제발전을 거듭했고 지난 2007년부터 10년간 건설 분야 투자가 30배 가량 늘었다. 최근에는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우즈벡의 경우도 마찬가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7.4%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다. 원유 매장량은 세계 17위다.

문 대통령의 지원 사격도 호재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중앙아시아 3개국을 차례로 방문하며 힘을 보탰다.

특히 투크르메니스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한 30억 달러 규모의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 현장 답사에 나서기도 했다.

아울러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알마티 순환도로 착공을 합의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해주면 건설사들에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진출이 많지 않은 국가는 현지 법 등 가이드라인이 명확치 않아 도전이 어려웠다. 이번 국빈 방문이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가스화학플랜트 현장을 방문해 현장 근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가스화학플랜트 현장을 방문해 현장 근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뉴시스

기회

건설업계의 수주 소식도 잇따른다.

SK건설은 지난달 18일 우즈베키스탄 국영석유가스공사인 UNG(Uzbekneftegaz)와 6억 달러(약 6819억원) 규모의 부하라(Bukhara) 정유공장 현대화 협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437㎞ 떨어진 부하라지역에 위치한 하루 생산 5만배럴의 부하라 정유공장을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SK건설은 정유공장시설을 개선해 가솔린, 디젤, 윤활기유 등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새 친환경 규격(Euro V)을 충족한다. SK건설은 단순 EPC(설계·조달·시공) 수행이 아닌 발주처와 기술력을 공유해 프로젝트 전과정을 함께 수행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SK건설은 지난해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사업을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LG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종합석유화학단지인 키얀리 가스화학플랜트를 준공했다. GS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3억 달러 규모의 윤활유생산설비 프로젝트 수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회의 땅으로 불리지만 한편에선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온다. 중앙아시아는 사실상 미지의 땅에 가깝기 때문. 앞서 진출한 중견 건설사들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앙아시아는 큰 규모의 사업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반 도로나 건축 등은 현지 기업에서 처리한다. 국내 건설사들의 진출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해외사업팀이 다각도로 사업 분석을 하겠지만 현재까지 구미가 당길만한 사업은 찾기 힘든 것으로 안다”며 “중동은 워낙 사업 규모가 크고 베트남 등 동남아는 발전 속도가 빨라 적극적으로 진출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중앙아시아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벡, 카자흐스탄 등이 최근 발전하고 있지만 국가 규모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하위권이다.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 발주가 나와도 금융 문제가 숙제로 남는다. 자금력이 풍부한 미국, 일본 등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이에 수주 기회를 움켜쥐기 위해선 발주를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건설사들이 사업 발굴, 금융 조달 등에 직접 발을 벗고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연 책임연구원은 “대통령이 국빈 방문을 했다고 해외 사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천연가스, 원유 등 자원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건설사들이 사업 발굴을 직접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 등 역량을 강화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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