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동물성 No! 식물성 Yes!…식품부터 화장품까지 ‘비거니즘’ 열풍
[이지 돋보기] 동물성 No! 식물성 Yes!…식품부터 화장품까지 ‘비거니즘’ 열풍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05.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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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식품부터 화장품까지 동물성 원료 섭취를 지양하는 ‘비거니즘(Veganism)’ 바람이 불고 있다.

더욱이 채식주의자를 의미하는 비건(vegan)이 최근 들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관련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다. 이에 업계 움직임도 바빠졌다.

7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42억 달러(한화 4조7500억원)에 달한다. 오는 2025년에는 75억 달러(8조5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시장의 경우 2025년 208억 달러(23조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추산이 어렵다. 다만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는 지난해 말 현재 150만명 수준이다. 지난 2008년 15만명 대비 10배 증가했다. 이 중 완벽한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 인구는 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식품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10일 식물성 대체 육류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까스 2종을 선보였다. 너겟과 까스류 제품으로는 국내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통밀에서 100% 순식물성 단백질만을 추출해 닭고기 특유의 식감과 풍미를 구현했다. 과거 콩 단백질 대체육류 제품은 특유의 콩 냄새와 퍽퍽한 식감으로 거부감이 들었다면, 밀 단백질·효모 추출물·식물성 오일·식물성 플레이크를 사용해 최대한 고기에 가까운 식감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롯데푸드는 너겟과 까스에 이어 추후 스테이크, 햄, 소시지 등으로 식물성 대체 육류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엔네이처 제로미트 매출 50억원을 달성하고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PC삼립은 2017년 11월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을 출범시켰다. 브랜드 출시 후 꾸준한 성장세다.

SPC삼립은 마트와 편의점 등에 ‘피그인더가든’ 전용 냉장고를 설치하고 있다. 또 제주항공과의 협업을 통해 기내에서 즐길 수 있는 주문 전용 샐러드 기내식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동원F&B는 대체육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물성 고기 생산업체인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올 3월 ‘비욘드버거’를 출시했다.

비욘드미트는 2009년 설립된 미국의 스타트 기업이다.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100%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업체다. 빌 게이츠, 세르게이 브린,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투자에 나서 주목받기도 했다.

비욘드미트의 제품은 식물 단백질을 추출한 뒤 섬유질, 효모 등 식물성 원료와 혼합해 실제 고기와 매우 흡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 여기에 코코넛 오일로 고기의 육즙까지 재현해 냈다. 특히 일반고기보다 철분과 단백질은 더 많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현저히 낮으며 환경호르몬이나 항생제 등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종은 동원F&B 홍보팀 대리는 “출시 후 2개월 만에 6000팩 넘게 판매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이달 중 3대 할인마트에 입점할 예정이다. 앞으로 비욘드미트의 다양한 제품을 추가로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원F&B '비욘드미트', 어퓨 '‘맑은 솔싹 라인’ 사진=각 사
동원F&B '비욘드미트', 어퓨 '‘맑은 솔싹 라인’ 사진=각 사

경쟁

화장품 업계 움직임도 발 빠르다.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화장품’이 등장했다.

에이블씨엔씨 ‘어퓨’는 올 3월 100% 비건 화장품 ‘맑은 솔싹 라인’을 출시했다.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 EVE(Expertise Ve´gane Europe)로부터 100% 비건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90% 이상이 비건 화장품으로 구성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워글래스’는 올 1분기 면세점에서만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인 5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워글래스는 2020년까지 전 제품을 비건 화장품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국내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전문기업 코스맥스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 EVE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화장품 생산설비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이밖에도 ‘아로마티카’, ‘디어달리아’, ‘더비건글로우’ 등 중소 비건 브랜드가 출시되고 있다.

조정민 에이블씨엔씨 어퓨 사업본부장은 “비건 화장품은 비건 식생활에 비해 쉽게 선택할 수 있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는 이미 비건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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