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중국의 핀테크 혁신을 바라보며
[이지 Think Money] 중국의 핀테크 혁신을 바라보며
  • 이지뉴스
  • 승인 2019.05.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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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 2000년 이전만 해도 중국은 IT분야의 전문인력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빠져나가는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 ·두뇌유출) 현상이 경제 현안으로 대두되곤 했다.

중국의 IT기술이나 기업에 대한 평가 역시 선진국의 기술을 복재·재생산하는 ‘카피 캣’(copycat) 정도로 폄하되곤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실리콘벨리의 두뇌 인력들이 중국으로 이동하는‘逆 브레인 드레인’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외국인투자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는 기술 주도권 싸움이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기술굴기의 근간을 이루는 ‘중국제조 2025’는 오는 2025년까지 10대 첨단제조 분야를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미래산업 정책이다. 즉, 중국 경제가 전통 제조 기반의 산업구조를 기술융합 산업으로 재편하며 기술 강국의 길로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 10대 기업 현황만 보더라도 이러한 변화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글로벌 산업질서가 IT 메이저인 미국의 FANG(Facebook·Amazon·Netflex·Google)과 중국의 BAT(Baido ·Alibaba ·Tencent)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로컬 기업에 불과했던 ‘알리바바’나 ‘텐센트’는 어느덧 세계 10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면 엑손모빌이나 도요타 등과 같은 전통 제조기업들은 리스트에서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특히 핀테크 영역에서는 중국이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만들어내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10대 핀테크 기업 중 절반이 중국기업이다. 이는 중국의 모바일 환경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신용카드나 현금이 없어도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가능한 모바일경제가 보편화돼 있다. 심지어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길거리 노점에서 군밤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 핀테크산업의 경쟁 우위 원천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한 ‘모바일 생태계’ 환경에 있다.

일례로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텐센트는 플랫폼 위에 이종 산업을 연결하는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통해 개미가 공룡으로 진화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또한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의 경우에도 ‘금융·비금융 연결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1위 핀테크기업으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골드만삭스에 버금가는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중국 정부가 핀테크산업이 자생할 수 있는 규제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국내 금융산업 역시 유례없는 기술혁신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핀테크발 ‘경쟁 격화·이익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핀테크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은행의 진입장벽이 점차 낮아짐에 따라, 동종·이종 업종간 경쟁을 넘어 이제는 지점 없는 은행들과도 경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씨티은행의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산업이 은행산업의 3할 이상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은행권에 불고 있는 점포 다운사이징 파고는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일례로, 시중은행 점포는 2012년 4720개에서 2018년 3933개로 줄었다. 매년 100개 이상의 동네은행이 사라지는 셈이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모바일뱅킹 등을 혁신해 핀테크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기존의 서비스를 플랫폼(모바일앱)에 탑재하는 정도다. 핀테크가 새로운 금융모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과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연결 산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빅데이터 등 금융과 산업의 기술융합을 가로막는 규제 요소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들도 기술력 독점이나 플랫폼주도권 경쟁 등과 같은 단선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혁신을 공유하는 오픈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의 금융규제 혁신과 민간의 기술 진보가 유기적 협업을 통해 금융· 산업간 피드백구조를 만들어 나아가야 할 때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의 스펙트럼으로 보면 국내 금융기관들도 스타트업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한번 경쟁에서 낙오되면 다시는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Who is?

송두한

현) NH금융연구소장

전) 미국 오토바인대학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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