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빌린 돈 빨리 갚으세요!”…대출 연체율 상승에 리스크 관리 부담↑
[이지 돋보기] 은행권, “빌린 돈 빨리 갚으세요!”…대출 연체율 상승에 리스크 관리 부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5.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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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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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의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다. 이에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금리 인상, 경기침체 영향으로 이같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다만 건전성 악화를 걱정할 만큼 엄중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연체율 상승은 맞지만 우려할 수치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4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0.02~0.04%포인트(p) 수준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0.29%로 지난해 말(0.25%)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0.23%에서 0.27%, KEB하나은행 역시 0.25%에서 0.29%로 각각 0.04%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0.31%→0.33%)은 상승폭이 0.02%포인트로 가장 낮았지만 연체율 수준은 가장 높았다.

은행권의 대출 연체율은 최근 들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매월 발표하는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 1월 0.45%로 전월(0.40%)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2월에는 0.07%포인트 오른 0.52%로 두 달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2월만 놓고 보면 변동폭이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높다. 연체율 상승폭은 지난 2016년 2월 0.03%포인트↑ ▲2017년 2월 0.04%포인트↑ ▲지난해 2월 0.06%포인트↑ 등 올해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보면 1월 0.42%에서 0.45%로 0.03%포인트 올랐다. 2월도 0.48%에서 0.52%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부문별로 보면 기업과 가계대출 모두 오름세다. 올 2월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나 상승했다. 가계대출(0.33%)은 전체적으로 0.05%포인트 오른 가운데 신용대출 연체율이 0.08%포인트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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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은행권 연체율 상승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규제 강화와 경기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 잔액 가운데 연체된 대출채권의 비중을 나타낸다. 즉 대출 잔액이 늘수록 분모가 커져 연체율 수치는 낮아진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은행권에 강도 높은 대출규제를 실시함에 따라 대출 잔액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이전보다 연체율 값이 높게 나타난 것.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침체의 여파가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3% 뒷걸음질 쳤다.

이는 분기 기준 2017년 4분기 이후 1년3개월 만의 역성장이다. 또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간과 정부 소비가 모두 감소한데다 투자도 부진했다. 특히 수출과 수입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악조건 속에서 빚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가계․기업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특히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악화에 더해 대출금리까지 올라 상환부담이 커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체율 상승이 아직 우려할만한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아직 소폭에 불과한데다 수치 역시 건전성을 위협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

실제로 은행권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던 2012년 2월 연체율은 1.13%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기업대출이 1.38%, 가계대출 연체율은 0.85%로 현재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은행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 변화를 예의주시하되, 과도하게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이자부담 증가와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연체지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연체율이 상승 중이지만 절대치 수준은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낮은 상태”라며 “건전성을 유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지만 우려를 제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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