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옮겨붙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적의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밝힌 게시자가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퇴직자들에 대한 잘못된 처신에 대하여 호소한다’는 청원을 통해 “LG화학이 이중으로 퇴직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글 게시자는 기업명을 익명 처리했지만 LG화학 퇴사자로 추정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으로 대립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핵심 인재 약 70명을 계획적으로 빼가면서 기술을 탈취해 손실만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1700억원)에 달한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 수입금지를 요구하며 제소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소장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법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게시자는 “LG화학이 주장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가 실제 가능할지 개인적으로 상당히 의구심이 든다”면서 “국내 굴지 대기업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기술 유출이 퇴직자에 의해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LG화학의 퇴직 프로세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퇴직 의사를 밝힌 직원에 대해서는 최소 한 달에서 서너 달에 이르는 개인 행보를 정보보안팀에서 선조사 한다”며 “특히 자료를 빼냈는지 의심되는 건에 대해서는 본인 해명을 해야 하며 심할 경우 개인 PC의 하드까지 검사할 정도로 철저히 검사한다”고 전했다.
게시자는 또 “지난해 3월 LG화학 CEO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인력 유출 문제를 물어보는 기자에게 ‘꼭 필요한 사람들이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퇴사자들의 업무 수준을 폄훼했는데, 지금은 핵심 인재라며 기술을 들고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증으로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은 76명의 인원을 SK이노베이션이 집중적으로 유출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회사를 포함하면 퇴직자는 수백명이 넘으리라 생각한다”며 “퇴직자들이 왜 정든 직장을 떠나려 하는지, 그들이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생각해 달라”고 꼬집었다.
한편 해당 글은 19일 오후 5시20분 현재 369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