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어르신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수는 1년 새 3배 급증한 4526명으로 집계됐다.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 여름도 폭염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범부처 폭염대책 기간인 오는 9월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열탈진(일사병)‧열사병 등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근육경련‧두통‧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8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521개 응급실이 접수한 온열질환자수는 4526명이며 이 가운데 48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온열질환자와 사망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망자수는 과거 5년 평균(10.8명) 대비 약 4.4배 늘었다. 사망자 모두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65세 이상이 71%(34명)로 과거 5년 평균(55%, 6명)에서 16%포인트 상승했다. 70대가 10명, 80세 이상이 22명으로 고령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다.
발생장소별로는 실외가 30명(62.5%), 실내가 18명(37.5%)로 실외가 많았고 과거 5년 평균치 대비 실내에서 목숨을 잃은 환자도 22.7%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집이 15명(31.3%)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 12명(25.0%), 주거지주변 9명(18.8%), 길가와 작업장이 각 4명, 기타(차 안) 3명, 산 1명 순이었다.
과거 5년과 비교해 집에서 숨진 환자는 0.6명에서 15명으로 25배 급증했으며 주거지 주변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도 15배 증가했다.
10명 중 6명(60.4%)은 당뇨병‧심혈관질환‧정신질환‧치매 등 다른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차안에 방치돼 숨을 거둔 사례도 3명(유아 2명, 노인 1명)이었다.
질환자 성별로는 남자가 3351명(74%)으로 여자 1175명(26%)보다 3배 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전체 환자 중 40~60대 중장년층이 53%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당 신고환자 수는 40대 8.2명, 50대 11.5명, 60대 12.2명, 70대 17.0명, 80대 이상 29.5명 등 연령이 높을수록 질환자 비중이 높았다.
발생시간별로는 낮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 환자가 2453명으로 54.2%를 차지했고, 오후 3시에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937명, 서울 616명, 경남 436명, 전남 322명 순이었다. 과거 5년 평균과 비교하면 서울(7.3배), 경기(5.5배), 인천(5.9배) 등 수도권에서 증가폭이 컸다.
대도시 가운데 집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384명으로 전국 집 발생사례(624명)의 61.5%에 달했다. 서울 지역 집 발생사례는 과거 5년 평균(10명)에 비해 무려 20배 이상 이었다. 경기와 인천은 온열질환자는 1,195명으로 발생장소는 실외작업장 375명(31.4%), 집 186명(15.6%), 길가 156명(13.1%) 순이었고 집 발생사례는 과거 5년 평균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짧은 장마 이후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 발생이 계속 늘어났다”며 “예년에는 온열질환자 발생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다가 긴 장마가 끝난 이후 7월 말~ 8월 초에 환자가 급증했으나 지난해부터는 장마 종료 직후(7월11일 경)부터 환자가 급증해 8월 중순까지 길게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 시 외출을 자제하고 작업 시 휴식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쪽방촌 등 취약계층과 노인, 어린이 등에 대해 맞춤형 폭염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