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소상공인 사업주 10명 중 7명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경영계 역시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일반 소상공인(사업주) 703명, 소상공인업종 근로자 416명 등 총 111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 사업주 70.1%는 ‘2020년 최저임금을 인하·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근로자 가운데 43.3%가 ‘인상해야 한다’, 49.7%는 ‘인하·동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적정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사업주(43.5%)는 7000원~8000원, 근로자(54.7%)는 8000원~9000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최저임금제도 개선방안으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는 사업주는 69.2%, 근로자는 56.8%로 집계됐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사업주 82.2%가 ‘적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 43.5%로 가장 많았고 ‘사업자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41.2%였다.
반면 근로자는 57.5%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94.4%, 근로자는 61.8%가 ‘대체로 빠르다’고 인정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사업주에게 가장 부담되는 지출 항목은 인건비와 4대 보험(85.8%)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의 47.4%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사업주들은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상승에 대응해 인력감축(27.1%), 업종전환·폐업(25.4%), 가족경영·1인 경영으로 전환(21.5%)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의 61.2%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부담감을 느꼈다.
근로자들은 사업장의 경기 악화·폐업(34.4%), 근로시간 축소(31%)를 우려했다. 실제로 근로시간이 감소한 근로자는 39.9%였고 근무일 축소(35.2%), 근로시간 쪼개기(27.9%) 등으로 근로시간이 감소했다.
최저시급(8350원)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는 근로자도 13.3%로 조사됐다. 86.7%는 ‘최저시급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휴수당을 지급받는다’고 답한 근로자는 76%였고, 근로자 26.9%는 ‘지급받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주휴수당 관련 사업주의 79.6%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반면 근로자는 62.4%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소공연 관계자는 "2년 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으로 많은 소상공인이 폐업이나 인력감축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