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분노의 ‘3기 신도시’, 건설업계 미분양(2기 신도시) 폭탄 공포…“정책 쇼에 다 죽는다” 불만 폭주
[이지 돋보기] 분노의 ‘3기 신도시’, 건설업계 미분양(2기 신도시) 폭탄 공포…“정책 쇼에 다 죽는다” 불만 폭주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6.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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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일산·운정신도시 연합회 소속 주민들이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앞에서 3기 신도시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 계획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등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1~2기 신도시 주민은 해당 지역의 교통대책 등을 마련하지 않은 채 3기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지정 지역 주민 역시 생존권,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단단히 뿔이 났다.

앞서 정부는 서울의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3기 신도시 카드를 꺼냈다. 지난달 7일 고양창릉, 부천대장을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남양주왕숙과 하남교산, 인천계양, 과천 등이 3기 신도시로 확정된 바 있다.

그러나 강남에 난 불을 끄기 위해 경기도에 소방차를 보낸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강남 집값 잡자고 애먼 신도시의 경쟁력만 떨어뜨린다는 것을 비꼰 것.

건설사도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특히 2기 신도시 지역 미분양 문제 등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향후 대책도 쉽지 않다. 이에 정부가 건설사 및 분양시장에 폭탄을 쥐어준 셈이라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4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파주운정 이마트 사거리에서 일산과 파주, 검단신도시연합회 소속 주민들이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집회를 가졌다. 이날까지 총 네 번 열린 집회에는 약 1만명(주최측 추산)가까이 참석했다. 남양주에서도 지난 2일 다산신도시 수변공원 내에서 3기 신도시 반대 촛불문화재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산과 다산, 검단 등 1~2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또 다른 신도시가 생기면 출퇴근길이 더욱 혼잡해진다는 불만이다. 더욱이 2기 신도시 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3기 신도시가 지정되면서 기존 2기 신도시 아파트 값이 하락한다는 것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수도권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발표하며 가장 큰 문제인 교통방안을 마련했다. 교통난을 해결해 1~2기 신도시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파주운정 신도시의 한 주민은 “인천지하철을 연결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며 “더욱이 이미 나왔던 얘기를 재탕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언제까지, 예비타당성을 면제시키겠다든지 등 구체적인 말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한두 번 속는 것도 아니고 세 번은 속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2기 신도시를 조성할 당시 입주민에게 거둔(가구당 평균 1200만원) 돈으로 추진하는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이 지체되고 있어 민심은 더욱 악화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인천검단, 위례, 동탄 등 11개의 2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비 총 31조8208억원 가운데 올 1월 기준 전체 33.4%인 10조6262억원이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업비를 100% 집행한 곳은 성남판교, 동탄1, 김포한강 등 3곳(전체의 27.3%)에 불과했다.

3기 신도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상당수가 생존권,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하남시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하남 교산지구 주민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16일 남양주왕숙, 14일 인천계양도 비슷한 이유로 설명회가 성사되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DB 

폭탄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직격탄을 맞은 건 지역주민뿐만 아니다. 상당수의 건설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청약 결과로 나타났다. 4월 인천 서구에 분양한 인천검단 한 아파트는 1274가구 모집에 경쟁률은 0.07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22~23일 청약을 한 검단파라곤 1차는 874가구 모집에 264가구 신청에 그쳤다. 심지어 분양 계약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도 빗발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검단 지역의 A 부동산 관계자는 “실제 검단파라곤뿐만 아니라 다른 분양사무실을 가도 과거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라며 “분양도 안 되지만 기존 투자자들이 가격이 떨어지자 집을 내놓고 그마저도 팔리지 않는 악순환이다. 이러다 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달 말 경기 고양시 일산2구역 재개발 사업에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시공사 도전에 나섰지만 정족수 미달로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지 못해 무산됐다. 애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것도 있지만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은 실체도 없는 3기 신도시 개발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된 것. 그렇지 않아도 주택 분양 시장이 어려운데 정부가 혹 하나 더 붙여준 셈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건설사의 경우 현재 2기 신도시에 분양 물량이 없기 때문에 당장 큰 걱정은 없지만 검단을 비롯한 해당 지역에 분양하는 단지들은 고뇌가 깊어질 것”이라며 “쇼에 가까운 3기 신도시 개발로 인해 주택 경기가 더욱 침체될까 걱정”이라고 피력했다.

학계의 입장도 궤를 같이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개발이 근본적으로 나아가야 할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는 정부가 현재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 이게 부메랑이 된 격”이라며 “3기 신도시 개발이 완성될 10년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일단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밀어붙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1, 2기 신도시, 3기 신도시 지역 주민이 모두 불만이다. 그럼 도대체 3기 신도시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며 “건설사 역시 당장의 큰 타격은 없겠지만 지속적인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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