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출시 ‘러시’…정부 ‘혁신금융’ 발맞추기
[이지 돋보기] 은행권,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출시 ‘러시’…정부 ‘혁신금융’ 발맞추기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6.0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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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지식재산권(IP)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금융에 발을 맞춘 모양새다.

기업이 부동산 등 유형자산이 부족해도 보유한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그동안 산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만 일부 취급했다. 그러나 정부와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의 일환으로 IP금융 활성화를 천명하면서, 시중은행 역시 동참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4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이 지식재산권 담보대출을 잇따라 내놨다. 지식재산권은 상표권이나 디자인, 저작권, 특허 등 형태가 없지만 재산적 가치로 인정받는 것들을 말한다. 은행이 기업의 IP를 외부평가기관의 가치평가를 통해 담보로 받고,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달 ‘KB 더드림 지식재산 담보대출’과 ‘KB 플러스 지식재산 담보대출’ 등 2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더드림 담보대출은 가치평가금액이 5억원 이상인 우수지식재산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액의 최대 100%까지 대출을 지원한다. 플러스 담보대출은 신용․기술보증기금의 협약에 의해 발급된 IP 관련 보증서를 대출을 받은 기업 대상이다.

앞서 신한과 KEB하나은행이 지난 4월 ‘신한 성공두드림 지식재산권 담보대출’과 ‘KEB하나 지식재산권 담보대출’을 각각 내놨다. 상품이 기본적인 개요와 대출 방식은 국민은행과 대동소이하다. 단 하나은행은 IP 평가액의 100%까지 돈을 빌려주는 것과 달리 신한은행의 상품은 최대 60%까지만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3월 'CUBE론-X‘를 출시했으며, NH농협은행 역시 이달 말 출시를 목표로 관련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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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담보대출은 그동안 시중 은행권에서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나마 산은․기은 등 정책금융기관에서만 소규모로 다뤄왔다.

금융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IP담보대출을 최초로 시행한 곳은 산업은행이다. 지난 2013년 148억원에서 ▲2014년 466억원 ▲2015년 482억원 ▲2016년 198억원 ▲2017년 841억원 규모의 IP담보대출을 취급했다.

기업은행 역시 2014년 631억원을 시작으로 ▲2015년 302억원 ▲2016년 2억원 ▲2017년 25억원 등의 취급액을 기록했다. 수천억에서 조 단위를 형성하는 다른 정책금융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매우 작다.

시중은행 가운데에서는 그나마 KB국민은행이 2015년 시장에 도전했으나 57억원이라는 저조한 실적을 남긴 바 있다. 국내 IP거래시장이 발달하지 못한데다 가치변동이 심한 무형자산의 리스크로 인해 회수 가능성이 낮아 은행들이 취급을 꺼려한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위원회와 특허청이 공동 주최해 열린 '제1회 지식재산 금융 포럼 및 포괄적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위원회와 특허청이 공동 주최해 열린 '제1회 지식재산 금융 포럼 및 포괄적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금융위와 특허청이 지난해 말 ‘IP금융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시장을 2022년까지 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면서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참여 확산을 위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은행 기술금융(TECH) 평가항목에 IP담보대출 실적 규모를 독립지표로 반영해 별도로 평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은행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회 지식재산 금융포럼’에서 “IP담보대출을 적극 취급하는 은행에 다각도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IP금융 활성화를 지원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상품의 실적이 좋아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은행은 보증기금 등 기관에 제공해야 하는 출연료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은행들이 비슷한 시기에 너나 할 것 없이 상품을 출시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IP담보대출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일단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익명을 원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상품 출시 초창기고 지식재산권을 담보나 보증으로 활용하는 것이 은행이나 고객 모두에게 익숙한 개념이 아닌 만큼, 성공 여부를 벌써부터 예측하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의욕적으로 추진했고 금융권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으므로 단순 규모 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P금융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금융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은행 외의 다른 업권에도 역할을 분담해 대출뿐만 아니라 투자 등 다양한 기능이 수행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자산운용사도 우수 IP를 발굴하고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기능을 적극 수행함으로써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며 “대형 증사는 IP에 대한 위험투자 기능을 담당하고, 우수 IP를 발굴하기 위해 기술평가에 전문성이 있는 기관과 협업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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