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근로자 휴기지원사업 이용자 2만명 돌파…혜택은 'Good' 예약 등 시스템은 'Bad'
[이지 돋보기] 근로자 휴기지원사업 이용자 2만명 돌파…혜택은 'Good' 예약 등 시스템은 'Bad'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6.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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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관광공사, 픽사베이
사진=한국관광공사, 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여행산업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이용자 수가 2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8년 3월 27일 도입돼 같은 해 6월부터 본격화됐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근로자가 대상이며 휴가를 신청한 근로자가 20만원을 부담하면 기업과 정부가 각각 10만원, 총 2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대기업 대비 낮은 임금으로 인해 여행에 부담을 느꼈던 근로자들이 일종의 소확행(작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을 만끽하게 된 것.

다만 이용 시스템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체마다 결제와 예약 방법이 상이해 이용이 불편하다는 것. 또 이용 업체가 한정적이어서 보다 저렴한 상품(숙박 등) 검색이 사실상 차단된 게 아쉽다는 입장이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시행 후 14개월이 지난 현재(6월 7일 기준) 이용자 수는 2만1000명을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10만명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지난해 20억원, 올해 80억원 등 100억원이다. 1차 계획 기간인 오는 2022년까지 사업이 이어진다면 전체 예산은 약 300억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업체에 재직중인 근로자가 20만원을 부담하면 기업과 정부가 각각 10만원을 지원해 총 40만원의 여행 적립금이 지급된다. 적립금은 전용 온라인 몰 베네피아(www.vacation.visitkorea.or.kr)에서 ▲국내 여행상품 ▲숙박시설 ▲체험/레저입장권 ▲교통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입점업체를 살펴보면 ▲패키지 여행업체 14(인터파크투어, 여행스케치, 롯데관광, 코레일관광개발 등)곳 ▲숙박 예약업체 16(익스피디아, 호텔엔조이, 펀앤비즈, 야놀자 등)곳 ▲체험/레저입장권 6(가자고, 오케이투어 등)곳 ▲교통 예약업체 6곳(렌터카 4, 기차 1, 항공 1) 등 총 42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공공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 업체 등의 추가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호의적이다. 20만원의 해택 덕분에 여행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또 호텔과 레저, 렌트, 여행 패키지 등 원하는 상품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시스템을 장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다양한 여행 지역 등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좋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개선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여행도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또 여행사마다 결제와 예약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불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결제 후 남은 금액은 분할(정부 25%, 회사 25%, 개인 50%) 환급하지 말고, 복지 포인트 등으로 남겨둬 향후에도 이용 가능하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이밖에 포털 검색 등을 통해 최저가 여행이 가능한 상황에서 선택지 좁다는 점도 지적 사항 중 하나다.

서울 강남 소재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박민호(가명/ 남/ 31세)씨는 “추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지만 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여행을 떠날 수 있어 좋았다”면서 “예약 방식을 통일하고, 보다 많은 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면 이용 불편이 최소화될 것 같다”고 피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추가 입점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반응이 좋다고 판단되면 지원 사업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백만성 한국관광공사 관광복지팀 차장은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경우 B2B(기업간 거래) 가격으로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예약 채널의 상품별 재고상황, 유통구조, 프로모션 등으로 인해 일부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시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업체들의 입점을 신청 받고 있다”면서 “반응이 좋다고 판단되면 2022년 종료 예정인 지원사업의 연장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만1400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기자가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따져보기 위해 가상 여행 대결을 펼쳐봤다. 결과는 박빙이다.

여행 기간은 이달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 장소는 제주도다. 제주로 떠나기 위해서는 항공편 예약이 필수.

해당 사업에 참여한 제주도닷컴을 이용해 제주도 항공편을 예약할 경우, 김포공항 발 티웨이항공 오전 8시 15분 출발 편 가격은 4만2300원이다. 또 제주공항 발의 경우 호텔 체크아웃 시간과 일정 등을 고려해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는 티웨이항공 가격은 5만4400원. 이에 총 항공권 가격은 1인 기준으로 왕복 9만6700원이며, 2인 기준 19만1400원이다.

반대로 개인이 직접 예약할 경우,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 제주도 항공편을 예약하면 김포공항발 아시아나항공 오전 8시 30분 출발 편의 가격은 6만1500원. 제주공항 발 아시아나항공의 오후 4시 25분의 가격은 5만2500원. 이에 성인 2명의 왕복항공권 가격은 22만8000원이다. 따라서 직접 예약할 경우 약 3만6600원이 더 비싸다.

제주도에서 휴가객의 발이 될 렌터카 예약도 필수. 베네피아에 입점한 ‘실시간렌터카’를 이용해 2박 3일간 이용할 차량의 최저가격은 2만5000원(차종 경차 모닝)이다. 반대로 스카이스캐너의 렌터카 검색을 이용하면 1만9650원으로 베네피아에 입점한 업체보다 5350원 더 저렴하다.

제주도에 도착해 2박 3일간 묵을 숙소는 베네피아 몰에서 예약하는 것이 더 쌌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까델아스 리조트의 경우 2박에 9만640원이다. 반대로 제주공항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스카이리조트 제주의 경우 2박에 10만원으로 9360원 더 비쌌다.

60만2650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제주도에 도착했다면 이제 즐겨야 할 차례다. 모처럼 섬에 갔으니 수상 레저를 즐겨야 제 맛.

제주도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 하도해변에서 스노쿨링 체험(1시간)을 즐겨보자. 베네피아 몰에 입점한 쿠폰트리를 이용해 성인 2명이 체험하는데 필요한 금액은 3만9200원. 반대로 직접 쿠폰트리에 접속해 스노쿨링을 예매할 경우 4만원이다. 즉, 근로자 휴가지원을 통해 예매하는 것이 800원 더 저렴한 셈.

근로자 휴가지원비를 이용해 스노쿨링 체험을 즐긴 뒤 남은 잔여 포인트는 7960포인트다. 남은 포인트를 더 이상 소진할 곳이 없다. 이제는 사비를 써야한다.

이제부터는 동일한 조건이다. 스노쿨링으로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한 싱싱한 생선 요리를 놓칠 순 없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 인근 애월읍에 위치한 식당에서 고등어조림으로 5만5000원을 지출했다. 이후 저녁식사까지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 식사를 위해 제주 용담해안도로에 위치한 횟집에서 모둠회로 2인기준 13만원의 호사를 부렸다.

도착 다음 날인 26일 아침이 밝았다. 아침 식사는 리조트에서 제공되는 조식을 신청해 간단하게 해결했다.

점심 여정은 제주민속촌과 민속촌 장터 음식으로 점심까지 해결이다. 2인 입장료와 장터 음식으로 총 4만6000원을 지출했다. 이후 제주 송악산 둘레길을 둘러보는 것으로 이틀째 여정을 마무리.

27일은 숙소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나와 제주공항 근처 식당에서 물회로 점심을 해결하며 2만4000원을 지출 하는 것으로 제주 2박 3일 여정을 마무리했다.

근로자 휴가지원비 40만 포인트를 활용해 항공편과 렌트카, 숙박, 체험 등에 사용된 근로자 휴가지원비는 총 35만5440포인트다. 여기에 식대와 관광 등으로 추가 사용된 금액을 더하면 총 61만340원을 사용했다.

반대로 직접 항공편과 렌트카, 숙박, 체험, 식대 등으로 사용한 금액은 60만2650원이다. 근로자 휴가지원비를 사용한 사람보다 7690원 더 저렴했다. 다만 지원금 20만원을 감안하면 휴가지원을 받아 휴가를 떠난 여행객이 결과적으로 19만2210원을 다 아낀 셈이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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