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농가·법인 느는데 판로 막힌 ‘식용곤충 산업’…수수료 부담‧혐오식품 인식에 고전
[이지 돋보기] 농가·법인 느는데 판로 막힌 ‘식용곤충 산업’…수수료 부담‧혐오식품 인식에 고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06.12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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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차세대 혁신산업으로 조명 받던 식용곤충산업이 답보상태다.

관련 농가와 법인은 늘고 있는데 판로개척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시장의 물꼬를 터줄 대기업 등은 관망하고 있고 소비자는 먼 미래의 식량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게 성장을 막고 있다.

관련 협회 등 전문가 집단은 식용곤충 산업은 미래성장 산업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곤충의 유용한 성분과 영양 및 환경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려 소비자 선호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전제가 붙었다.

12일 농촌진흥청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곤충산업 시장규모는 지난 2017년 1526억원에서 오는 2020년 4872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식용곤충 산업은 2011년 1억원 미만의 매출에서 지난해 430억원을 기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21%다.

매년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최근 판로가 막히며 답보상태다. 관련 업체들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이색적인 네이밍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높은 수수료에 한 번 울고, 혐오식품이라는 인식에 두 번 울며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판로 개척에 애를 먹으면서 버티기로 태세 전환이다. 개별 온라인 쇼핑몰과 블로그, 지자체 로컬푸드 등 스스로 몸을 낮췄다.

(왼쪽) 케일 ‘약수동해장음료’, 성암인섹트(모닝벅스)  ‘굼방깨요’, 퓨처푸드랩 ‘퓨처리얼’ 사진=각 사
(왼쪽) 케일 ‘약수동해장음료’, 성암인섹트(모닝벅스) ‘굼방깨요’, 퓨처푸드랩 ‘퓨처리얼’ 사진=각 사

판로

판로가 막혀 애를 먹고 있지만 관련 식품 출시는 꾸준하다.

식용곤충 자재 개발 업체 ‘케일’은 대표적인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식품소재, 시그니처 브랜드, 반려동물 간식 등의 카테고리를 통해 ‘희망건빵’, ‘약수동해장음료’, ‘케일 에너지바 라즈베리’, ‘명가의 솜씨’, ‘프리미엄 영양간식 펫스미스 블랙라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역명을 네이밍하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약수동해장음료’는 친환경 곤충 유래 가수분해 단백질인 이아이프로틴 1000㎎을 넣어 만든 숙취해소 음료다. 자양강장,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케일 관계자는 “‘약수동해장음료’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목적으로 현재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면서 “식용곤충은 농약, 유전자재조합,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은 안전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식용곤충에 대한 안전성과 영양적 가치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푸드테크 기업 퓨처푸드랩은 지난해 이마트 PK마켓·삐에로 쑈핑·올리브영 등에 식용곤충 분말이 들어간 시리얼 ‘퓨처리얼’과 프로틴바 ‘퓨처엑스’ 등을 시범 판매했다.

‘퓨처리얼’은 일반적인 시리얼 제품과는 달리 우유에 타 먹지 않아도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1회분 소포장, 스푼도 동봉해 편리함을 극대화했다. 뿐만 아니라 크렌베리, 애플 큐브, 코코넛 칩 등 다양한 건과일, 견과들과 함께 첨가해 영양과 씹는 맛을 더했다. 단백질 함유 비율은 일반 시리얼 대비 2.5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류시두 퓨처푸드랩 대표는 “식용곤충 산업은 단백질 시장 내에서 장기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식용곤충의 인식과 먼 미래의 먹거리라는 오해, 유통채널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산업 초기의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식용곤충 대량 사육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성암인섹트(모닝벅스)는 올해 초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굼벵이)을 함유한 숙취해소제 ‘굼방깨요’를 출시했다.

참신한 네이밍과 한·중·일 특허받은 숙취해소 조성물이라는 경쟁력을 가졌지만 아직까지 자체 온라인쇼핑몰에서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손만호 성암인섹트(모닝벅스) 대표는 “식용곤충 시장은 확대 추세지만 소비는 주춤하고 있다”며 “정부가 식용곤충 산업 육성을 가시화한 만큼 유통채널 및 수출 판로 확립 등의 정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의 제품 출시가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시장 볼륨을 키울 수 있는 대기업의 제품 출시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식

대기업 역시 식육곤충 산업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다만 더딜 뿐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그룹은 정부 차원의 곤충산업 육성 계획이 발표(2016년)된 후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곤충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연구개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익명을 원한 대상 관계자는 “계열사 정풍에서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개발을 해왔으나 구체적인 제품화 계획은 없다”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고 전했다.

유통망도 완벽치 않다. 소비자 반응이 미지근한 게 이유다.

현재까지 곤충 가공식품은 이마트 PK마켓, 삐에로 쑈핑, 올리브영 등의 오프라인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됐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 제품만이 홈쇼핑 등 유통망을 거쳤다. 그것도 한시적일 뿐이다.

관련 협회 등 전문가 집단 등은 농가 및 업체들의 경쟁력 향상, 대기업 시장 진출 등에 앞서 식용곤충에 관한 대국민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강지연 한국곤충산업중앙회 총무이사는 “식용곤충 농가들이 오프라인 유통채널 납품 시 수수료 등 기타비용이 적지 않아 한시적으로 입점했다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에 업체들은 자체 온라인쇼핑몰 그리고 바이럴마케팅에 의지하며 시장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식용곤충 산업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곤충의 유용성분과 영양학, 환경적 가치 등을 널리 알린다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으로 다가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곤충은 건강한 공급원’이라는 대국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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