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입물가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넉 달 연속 동반 상승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물가는 업황 악화 등으로 10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03.16(2015년 100 기준)으로 전월 대비 2.6% 상승했다.
수출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2월 상승 전환한 뒤 넉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수는 지난해 11월(103.48)이후 가장 높았다. 오름폭은 지난해 7월(2.5%) 이후 가장 컸다.
수입물가도 전월대비 2.2% 올라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수(113.66)는 지난해 10월(115.0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상승폭은 지난 2월(2.2%) 수준과 같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에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입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1183.3원으로 전월(1141.0원)보다 3.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0.9% 하락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도 전월대비 1.3% 떨어졌다.
수출 품목을 보면 휴대용전화기(3.7%)와 TV용 LCD(2.9%) 등이 오르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2.1% 상승했다. RV자동차(3.2%) 등 운송장비와 카본블랙(5.4%) 등 화학제품도 각 3.4%, 2.7% 올랐다.
반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에서 D램 반도체 가격은 0.5% 떨어졌다.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낙폭은 전월(-9.9%)에 비해서는 다소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D램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긴 했으나 반도체 가격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수입 품목에서는 원유(1.4%) 등 광산품이 1.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전월(3.6%)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0.8% 오른데 이어 지난달 4.2% 상승해 오름폭을 키웠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2.7% 올라 전월 0.5% 마이너스에서 상승 전환했다. 화학제품 가격도 3.3% 뛰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월(4.7%) 수준보다 축소된 0.2% 증가에 그쳤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