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무더위 시작’ 건설사, 폭염 대비 건설현장 안전 확보 총력…장마철 대책은 ‘글쎄’
[이지 돋보기] ‘무더위 시작’ 건설사, 폭염 대비 건설현장 안전 확보 총력…장마철 대책은 ‘글쎄’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6.2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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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DC현대산업개발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사들이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건설현장 근로자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옥외 작업이 많은 건설현장 특성상 무더운 날씨로 인한 온열환자, 사망사고 등이 발생하기 쉬운 까닭이다. 실제 최근 5년 새 폭염으로 인한 사망 8명 중 7명(87.5%)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건설현장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게실 설치 ▲물, 아이스크림 등 제공 ▲옥외 작업 온도별 대응책 마련 등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장마, 집중 호우 등에 따른 사고 예방도 당면과제다. 지반과 토사, 거푸집 등의 붕괴 위험 및 감전사고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설사는 이와 관련된 매뉴얼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혹서기 근로자 보호를 위해 옥외 그늘막, 몽골텐트, 옥내 휴게실 등을 제공하고 음용수 등을 곳곳에 비치하고 있다. 또한 건강 고위험군은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 시 아이스조끼, 쿨토시, 아이스팩 등을 지급하고 더위체감지수, 폭염특보 등을 전파해 작업환경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열지수를 5단계로 구분해 현장의 혹서기 업무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 열지수가 매우높음(54~66)과 위험(66이상) 단계에서는 작업을 중지하고 이보다 열지수가 낮으면 단계별로 대응한다. 안전담당부서에서 총괄해 각 현장을 관리 감독한다.

익명을 원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존에도 온도에 따라 휴식 및 작업 중지 등으로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했다”면서 “이제는 단순한 온도가 아닌 습도 등까지 고려한 열지수로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여름철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1시~3시에는 외부작업을 지양하고 있다. 특히 현장 식당의 조리기구 등에 대한 청결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식수는 끓여서 제공하는 등 위생관리도 집중점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더위탈출 HDC 고드름 캠페인’을 운영한다. ‘HDC 고드름 방’을 설치해 현장근로자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 물과 얼음을 배송하고 온열 질환자 응급처치를 담당하는 쿨센터, 현장 작업장 인근에는 무빙라운지 설치, 강제휴식을 부여하는 ‘휴식시간 알리미’, 이온음료와 얼음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보건관리’ 등을 시행해 폭염에 노출되는 옥외근로자의 온열질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S건설은 폭염주의보 발령 시 옥외작업은 시간당 10분~20분 휴식을 취하고 37도가 넘으면 옥외작업을 전면 중지한다. 특히 배낭형 보냉 아이스백을 메고 현장을 누비며 시원한 음료수를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더위보이’를 혹서기 기간 고용해 직원들이 항상 쾌적한 상태로 일하도록 돕는다.

이밖에 삼성물산과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호반건설 등도 휴게시설, 혹서기 용품 제공, 안전·보건교육 등을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앞 다퉈 혹서기 안전 예방 매뉴얼을 만들고 준수하는 이유는 업계 특성상 옥외 작업이 많아 여름철 사망, 온열 환자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서다.

실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8명 중 7명(87.5%)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특히 약 110년 만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는 4명의 사망자와 32명의 온열환자가 나왔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대로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쓰고 있다”며 “대부분의 건설사가 비슷한 매뉴얼을 통해 근로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현장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사진=GS건설, 대우건설
사진=GS건설, 대우건설

반쪽

폭염뿐만 아니라 장마철 집중 호우 대비 안전관리도 요구된다. 지반과 토사, 거푸집 등의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와 습기로 인해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모든 건설사들이 폭염과 마찬가지로 폭우에 따른 붕괴 및 감전 등 안전사고와 관련한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고 있다”며 “또한 지역 및 현장 특성에 맞는 안전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당수의 건설사는 건설현장 안전보건기술지침 장마철 안전조치 사항을 혹서기 대비 매뉴얼처럼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지 않았다. 2달가량 지속되는 혹서기와 달리 장마는 10일 내외의 짧은 기간이어서 관심에서 벗어났다는 것. 여름철 안전 확보가 폭염에만 치우친 반쪽짜리에 그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름철 집중 호우로 인한 붕괴 사고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서울 가산동과 상도동 공사현장이 폭우 영향으로 무너졌다. 두 사고 모두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 일어나 피해자가 없었지만 만약 낮에 발생했다면 다수의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할 수도 있었다.

감전사고도 여름철에 집중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설현장 감전사고 부상자 706명 중 195명(27.6%)이 6월~8월 사이에 발생했다. 이중 15명이 사망했다.

장마철 집중 호우 및 감전 예방을 위해 건설현장 안전보건기술지침을 구체적이고 쉬운 매뉴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군대처럼 혹서기, 혹한기 관련 지침은 있어도 장마에 관련된 매뉴얼은 따로 없다”며 “폭염으로 갑자기 쓰러지는 사고와 달리 집중 호우의 경우는 비가 많이 오면 근로자들이 일을 하지 않아서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는 것 이외에 따로 정해진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근로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 장마 전후 등 집중 호우 대비 지침을 매뉴얼로 구성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장마철 대형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내달 12일까지 전국 건설현장 700여곳에 대해 장마철 대비 불시 감독을 실시한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은 물론이고 지반과 흙모래, 거푸집, 동바리 등 임시 시설물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박영만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장마철은 집중 호우와 침수 및 폭염 등으로 인한 대형사고의 위험이 커 현장에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대비해야 할 시기”라면서 “건설현장에서 안전수칙을 지키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예방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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