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카카오프렌즈, 너만 믿는다!” 유통업계, 앞다퉈 구애 손길…학계 “희소성·본래 가치↓”
[이지 돋보기] “카카오프렌즈, 너만 믿는다!” 유통업계, 앞다퉈 구애 손길…학계 “희소성·본래 가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06.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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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유통업계가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에 앞다퉈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카카오프렌즈는 지난 2012년 국내 메신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캐릭터로 처음 탄생했다.

이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의 특성을 반영한 개성 만점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식‧음료, 패션업계 등과의 협업이 잇따랐다.

더욱이 ‘카카오프렌즈 협업=매출 증가’라는 절대 공식이 자리 잡으면서 카카오와 손 한번 잡아보려는 줄이 길게 늘어선 모양새다.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카카오프렌즈의 희소성과 본래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 이에 학계는 정체성이 훼손된 협업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

26일 카카오프렌즈를 운영하는 카카오아이엑스 따르면 카카오프렌즈와 협업은 현재까지 80여개의 기업과 함께했다. 협업에 나선 기업들은 ▲이디야 ▲동서식품 ▲더페이스샵 외에도 ▲우정사업부와의 한국 대표캐릭터 기념 우표 발행(5월) ▲베틀그라운드 ▲반스 ▲이마트 등이다.

식‧음료부터 게임사까지 다양하다. 이들 기업이 구애의 손길을 멈추지 않는 것은 협업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먼저 이디야커피와 카카오프렌즈의 협업으로 탄생한 MD 제품은 출시(5월 7일) 한 달 만에 10만개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1100원부터 1만2900원까지의 합리적인 가격대와 다양한 라인업, 시즌별 출시가 희소성을 높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MD 제품 외에도 3~4월 한정 판매된 봄 시즌메뉴 ‘어피치 블러썸 라떼’와 ‘어피치 블러썸 티’는 50만잔, 여름 시즌메뉴(5월 출시~현재 판매 중)인 ‘라이언 망고후르츠’, ‘어피치 애플허니’ 또한 30만잔이나 팔려나갔다.

익명을 원한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는 국내 캐릭터 중 대중의 호감도가 가장 높다고 판단해 이디야커피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캐릭터 MD뿐만 아니라 음료까지 출시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됐다”며 “올 연말까지 시즌별로 음료, 디저트, MD 등 이디야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출시할 계획이며 현재까지의 판매 수치로 보아 향후 출시될 제품의 판매량 또한 기대된다”고 전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27일 카카오프렌즈와의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 ‘맥심X카카오프렌즈 스페셜 패키지’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첫 협업 제품이 한 달여 만에 68만개 팔렸다. 기존 제품 대비 40%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카카오프렌즈의 후광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이번 스페셜 패키지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담긴 스페셜 여름 굿즈 11종이 포함돼 특별함을 더했다. 스테인리스 텀블러와 쁘띠 보냉병, 유리컵, 미니 선풍기, 무드등 등 여름 시즌 실용성이 높은 제품으로 구성됐다.

고은혁 동서식품 마케팅 매니저는 “커피믹스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 변화 및 저변 확대를 위해 기획한 카카오프랜즈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커피믹스도 맛있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젊은 소비자에게도 친숙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함께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맥심 커피믹스의 매력을 전달하고자 이번 시즌2를 선보이게 됐다”고 전했다.

(왼쪽) 이디야커피와 카카오프렌즈의 협업으로 탄생한 MD 포스터, 동서식품 '맥심X카카오프렌즈 스페셜 패키지' 사진= 각 사
(왼쪽) 이디야커피와 카카오프렌즈의 협업으로 탄생한 MD 포스터, 동서식품 '맥심X카카오프렌즈 스페셜 패키지' 사진= 각 사

1020

유독 식‧음료업계가 카카오프렌즈와의 협업에 신경 쓰는 것은 주 소비층인 1020세대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캐릭터라는 이유도 있다.

GS25는 지난 5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음료 ▲유어스 애플스무디 ▲유어스 망고스무디 ▲유어스 키위스무디 3종을 출시했다.

음료 용기를 카카오프렌즈 라이언·무지·네오로 만들어 소장 욕구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김도경 GS25 음용식품팀 MD는 “캐릭터 PB상품 3종이 해당 카테고리 내 매출 상위 5위권 내에 모두 진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며 “카카오프렌즈의 또 다른 인기 캐릭터인 어피치 음료도 추가로 선보여 시각과 미각을 모두 만족 시키는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카카오프렌즈와의 협업을 통해 인기 캐릭터를 적용한 새로운 스낵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8월 ‘프렌즈밥’(라이언), 올 3월 ‘프렌즈짱’(무지와 콘) 등이다.

익명을 원한 삼양식품 관계자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캐릭터를 활용하면 기존 제품에 새롭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더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특히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 들어 캐릭터 관련 협업이 빈번해지고 제품군이 많아지면서 콜라보레이션 초기보다 관심이나 주목도가 줄어들고 차별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왼쪽부터) GS25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음료 '유어스 애플스무디', '유어스 망고스무디' '유어스 키위스무디', 삼양식품 ‘프렌즈밥’, ‘프렌즈짱’ 사진=각 사
(왼쪽부터) GS25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음료 '유어스 애플스무디', '유어스 망고스무디' '유어스 키위스무디', 삼양식품 ‘프렌즈밥’, ‘프렌즈짱’ 사진=각 사

학계에서는 카카오프렌즈 후광에도 양날의 검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업계의 협업이 희소성을 떨어뜨리고 자칫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김광재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캐릭터 산업은 다양한 협업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충성 소비자층을 구축해 기본적으로 안정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누구나 알 수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은 심리적인 저항력도 낮고 그만큼 더 빨리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로 구매하는 고객층도 젊어 트렌드에 예민하고 빠르게 반응한다. 하지만 아무리 충성고객이라도 캐릭터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리는 협업이 된다면 기대효과를 얻을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캐릭터 본래 가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로 인한 소비자의 변심, 신뢰도 하락의 리스크는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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