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올 하반기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대거 예정돼 있어서다.
26일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 2019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0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3㎡당 1770.9만원이었지만 이달 1751.7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9곳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동구의 경우 급증한 입주물량으로 전세가격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월 3.3㎡당 전세가격이 1809.4만원이었지만 이달 1719.0만원으로 하락하면서 상반기에만 5% 떨어졌다.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전세물량에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자 전세가격을 대폭 낮추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고덕주공9단지’ 전용 83.34㎡의 경우 올해 1월 4억원(14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이달 3억500만원(11층)에 거래가 성사되며 1억 가까이 떨어졌다.
강동구 암사동에 위치한 ‘프리이어팰리스’ 전용 84.97㎡도 1월 6억원(15층)에서 반년 만에 4억8000만원(20층)으로 급락했다.
반면 전세가격이 상승한 지역은 종로구, 송파구, 노원구, 용산구, 중랑구, 도봉구 등 6곳에 불과했다. 종로구는 0.95% 상승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이어 △송파구 0.82% △노원구 0.59% △용산구 0.51%△중랑구 0.45% △도봉구 0.01% 순이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대출과 세부담이 높아져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이들의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도 있지만 올 하반기 강동구 위주로 예정된 입주물량이 많은 만큼 한동안 서울 전세시장의 약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올 상반기 전세 거래량은 4만536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전세거래량 5만7685건 대비 21.4% 감소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