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경동나비엔, 손연호 회장 일가 회사 ‘경동원’에 일감 몰빵…시민사회 “사익편취” 비판
[이지 돋보기] 경동나비엔, 손연호 회장 일가 회사 ‘경동원’에 일감 몰빵…시민사회 “사익편취” 비판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7.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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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경동나비엔이 손연호(68세)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장악한 모기업 경동원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손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최근 3년 간 4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기며 주머니를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손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가욋돈을 챙기는 동안 경동나비엔과 경동원의 실적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같은 불안정한 실적 흐름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경동나비엔의 시가총액이 4개월 새 2000억원이 넘게 증발한 것.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옥상옥 지배구조 특성과 비상장사인 점을 이용한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8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경동원의 감사보고서(2016년~2018년)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경동나비엔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4961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출액(7425억원)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66.8%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6년 2160억원 ▲2017년 2611억원 ▲2018년 2654억원이다. 경동나비엔과의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은 각각 ▲2016년 1461억원, 67.7% ▲2017년 1688억원 64.6% ▲2018년 1812억원, 68.2%다.

경동나비엔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내부거래규제대상이 아니다. 다만 규제 대상 기업과 비교하면 평균치를 5배 이상 웃돈다.

공정위가 지난해 5월 공개한 ‘2018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간 상품·용역거래 현황’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총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60개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9%이며, 내부거래 금액은 191.4조원이다.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에서, 총수 없는 집단보다는 총수 있는 집단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43.3%), '중흥건설'(27.4%), '에스케이'(26.8%) 순이며, 내부거래 금액이 큰 집단은 '에스케이'(42.8조원), '현대자동차'(31.8조원), '삼성'(24.0조원) 순이다.

경동원은 지난 1982년 설립됐다. 이 업체의 주요 사업목적은 전자부품, 내화물, 건설자재 및 비금속광물 제품 제조다. 경동원은 2010년 12월말 기준 45.98% 지분율로 경동나비엔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지배구조 개편이자 3세 경영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손연호 회장 일가의 내부 지위는 상당히 탄탄하다. 지분율을 살펴보면 2018년 12월 말 기준 손연호 회장과 친족, 특수관계 법인이 경동원의 지분 93.7%를 보유하고 있다. 또 경동나비엔은 경동원과 손 회장이 각각 50.5%,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손연호 회장이 경동원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장녀 손유진(41세)씨는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또 손 회장의 장남 손흥락(38세)씨는 경동나비엔의 사내이사에 등재돼 있다.

손유진씨는 경동원 사내이사인 동시에 경동나비엔 자금팀 부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손흥락씨는 경동나비엔 마케팅부문장(이사)이다. 손 회장의 자녀들이 요직을 차지한 모양새다.

곳간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경동원과 경동나비엔은 손 회장의 주머니를 채우는 곳간 역할도 했다.

경동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7억10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총액은 21억3000만원이다. 경동나비엔도 ▲2016년 12억6000만원 ▲2017년 18억9000만원 ▲2018년 25억2000만원 등 총 56억7000만원이다.

이를 지분별 배당금으로 살펴보면 경동원은 최근 3년간 손 회장 등 친족 및 특수관계자에게 19억9581만원을 배당했다.

경동나비엔은 같은 기간 최대주주인 경동원과 손 회장에게 각각 28억6335만원, 5726만원을 지급했다. 경동나비엔이 지급한 경동원 배당금 중 손 회장 등에게 흘러 들어간 배당금은 26억8295만원이다.

종합하면 손 회장과 친족 등이 3년간 챙긴 가욋돈은 50억원이 넘는다.

급여 수익도 짭짤했을 것으로 보인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경동원과 경동나비엔의 평균 연봉은 각각 5000만~7000만원, 3000만~5000만원 구간이다. 손 회장이 각각 매년 7000만원, 5000만원을 수령했다고 가정하면, 지난 3년간 3억600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비상장사의 특성과 기업 지배구조를 이용한 오너의 사익편취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옥상옥 지배구조 특성과 비상장사인 점을 이용해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라면서 “오너 일가의 재산을 늘리기 위한 내부거래와 배당이 사익편취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정부가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동나비엔은 경동원이 독자적인 제어 기술을 가지고 있어 부득이하게 내부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경동나비엔 홍보팀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 부품 업계의 기술력이 뛰어난 반면 보일러 산업은 그렇지 못하다. 과거 협력업체들과 부품 생산을 추진했으나 누수, 내구성 부족 등의 품질 문제가 발견되면서부터 경동원에서 부품을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배당금과 관련, “경동나비엔의 배당금을 살펴보면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주주들은 ‘매년 배당금이 부족하다’, ‘주당 배당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많이 한다”면서 “경동나비엔의 배당금은 결국 최대주주인 경동원의 이익으로 가져간 것일 뿐 오너 일가가 가져갔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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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손연호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갑을 두둑하게 하는 동안 경동원과 경동나비엔의 수익성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경동원의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016년 2160억원 ▲2017년 2611억원(20.8%↑) ▲2018년 2654억원(1,6%↑)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6년 123억원에서 ▲2017년 189억원으로 53.6% 증가했으나 ▲2018년 117억원으로 38.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016년 77억원에서 ▲2017년 153억원으로 98.7% 증가했으나 ▲2018년 75억원(전년比 51.0%↓)으로 집계됐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16년 5.69%에서 ▲2017년 7.23%로 1.54%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4.4%로 2.83%포인트 하락하며 악화됐다. 직원 1인당 생산성도 지난해 1491만원을 기록하며 2017년 3005만원 보다 1514만원 줄었다.

경동나비엔도 마찬가지. 매출은 ▲2016년 5532억원에서 ▲2017년 6846억원으로 23.7% 증가했다. 이후 2018년 7267억원(6.1%↑)으로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6년 각각 458억원, 374억원에서 ▲2017년 477억원(4.1%↑), 270억원(27.9%↓) ▲2018년 408억원(14.5%↓), 247억원(8.6%↓) 등으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과 직원 1인당 생산성은 각각 ▲2016년 7.85%, 4105만원 ▲2017년 6.96%, 2769만원 ▲2018년 5.61%, 2301만원 등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올 1분기 역시 적신호다. 경동나비엔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649억원으로 전년(1640억원) 동기 대비 0.5%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34.7% 줄었다.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78억원, 30억원으로 같은 기간(121억원, 82억원) 각각 35.6%, 63.5%, 직전 분기 대비 47.0%, 64.3% 감소했다.

경동나비엔의 실적 악화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된 모습이다. 경동나비엔(009450) 주가는 3월 26일 6만3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7월 4일 4만1600원으로 떨어졌다. 3월 26일 대비 무려 31.01%(1만8700원) 하락했다. 이에 시가총액 역시 7681억9200만원에서 5299억6400만원으로 2382억2800만원이 증발했다.

익명을 원한 경동나비엔 홍보팀 관계자는 수익성과 관련, “2017년 중국 내 보일러 수출 호황으로 인해 수익성이 높았다”면서 “이후 중국 보일러 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을 세웠으나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내 실적이 다소 부진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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