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대형 건설사, 관심 없던 ‘미니 재건축’ 호시탐탐…“규모 따질 상황 아니다!”
[이지 돋보기] 대형 건설사, 관심 없던 ‘미니 재건축’ 호시탐탐…“규모 따질 상황 아니다!”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7.09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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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엔지니어링, 픽사베이, 포스코건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픽사베이, 포스코건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불황 탈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관심권밖에 있던 1000억원 내외의 미니 재건축 사업까지 손을 대는 모양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과 재건축·재개발 물량 감소 등에 따른 주택 경기 침체 영향이다. 규모를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것.

이밖에 인프라와 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와 중앙아시아가 공략 대상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등이 공사비 1000억원 내외의 ‘미니 재건축’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먼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신안빌라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빌라를 재건축해 아파트 400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가 1000억원을 밑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 서울 구로구 온수동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지하 2층, 지상 25층, 전용면적 49∼84㎡ 규모의 아파트 988가구를 짓는다. 공사비가 2066억원으로 빌라 재건축치고 그나마 큰 규모다.

포스코건설도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재건축·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4월 수주한 서울 서초구 잠원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은 공사비가 1100억원 규모다.

이밖에 대우건설 등은 관련 전담팀을 꾸려 사업 수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의 미니 재건축 수주 경쟁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 여파다.

더욱이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한 면적 1만㎡ 미만의 지역에서 새로 집을 짓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절차가 기존 재건축·재개발보다 간단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사업 규모는 작아도 연계수주 효과까지도 기대할 수도 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불황에는 사업의 규모가 중요하지 않다. 수주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현장이 계속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 속된 말로 현장 근로자들을 놀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과 2~3년 전에는 관심에 없었던 사업도 지금은 수주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현대건설, SK건설
사진=현대건설, SK건설

해외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바쁘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최근 매출액(약 16조7000억원)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공사 2건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발주처와의 경영상 비밀 유지 협약에 따라 상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증권가에선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육상 가스 패키지, 알제리 오마쉐 복합화력 발전 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5월에는 이라크에서 초대형 해수공급시설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계약금은 2조9249억원으로 2014년 이후 이라크에서 최대 규모의 공사다.

손창성 현대건설 언론홍보팀 대리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 사업이 침체됐지만 이에 흔들릴 수 없다”면서 “플랜트 등 해외사업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SK건설은 지난달 10일 해외기업 4곳과 함께 런던교통공사가 발주한 영국 런던 실버타운 터널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 사업비는 1조5000억원 규모다. 더욱이 영국에 이어 벨기에에서도 약 170억원 규모의 PDH 플랜트 기본설계(FEED) 수주에 성공했다. 사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

익명을 원한 SK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주택사업은 수시로 굴곡이 있고 모든 사업의 방향을 정부의 정책에 맞출 수 없다”며 “주택사업도 힘들지만 최근 해외사업이 부진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영국, 벨기에 등 유럽 본토에서 수주를 따내 자부심이 생긴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은 최근 플랜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플랜트 신규수주액이 46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0배를 넘는 수준이다. 수년째 큰 적자를 내면서 인원 감축 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익명을 원한 대림산업 관계자는 “분양 보증심사 강화 등 주택사업 악재가 나오고 있지만 플랜트 수주 등의 실적 개선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며 “플랜트는 유가 영향을 크게 받아 주택 시장이 어려울 때마다 좋은 결과를 얻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SK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등은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중앙아시아 플랜트, 인프라 사업에도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진 대리는 “중앙아시아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사업을 펼치기 좋은 곳이다”면서 “중앙아시아와 최근 각광받는 동남아에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국내 주택 시장의 하방압력에 따른 차선책은 아니다. 꾸준히 문을 두드렸기 때문에 나온 성과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사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에서 물꼬가 터진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내수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수주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주택과 해외 사업의 균형을 항상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면서도 “현재로썬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해외에서 성과가 나온다는 건 긍정적인 시그널이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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