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보고서] 저임금 노동자 10명 중 8명 “최저임금 인상? 생활 개선되지 않아”
[이지 보고서] 저임금 노동자 10명 중 8명 “최저임금 인상? 생활 개선되지 않아”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07.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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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저임금 노동자 10명 중 8명이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생활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민중당이 지난달 5일부터 28일까지 △대형마트 노동자 464명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노동자 181명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418명 등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임금이 오른 조합원 1063명을 대상으로 지난 2년간 오른 최저임금과 삶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해 생활이 개선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1.8%(254명)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금 아니다‘라는 응답도 15.0%(120명)를 차지했다. ’그저 그렇다‘는 답변은 33.4%(267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조금 개선됐다’와 ‘많이 개선됐다’는 각각 15.9%, 2.3%에 그치는 등 합쳐서 20%에 미치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생활에서 체감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결과도 비슷했다. 응답자의 43.7%(410명)가 ‘전혀 아니다’, 24.7%(232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저임금 노동자 10명 중 7명 가까이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느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생활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았다. 응답자의 32.8%(323명)는 ‘많이 어려울 것’이라 답했고 23.5%(231명)는 ‘조금 어려울 것, 29.6%(292명)는 ’그저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달 임금은 250~300만원 선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45.1%(446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250만원(26.5%), 300~350만원(20.7%) 순이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지난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한국사회를 바로 세우자고 외치며 ‘최저임금 1만원’을 얘기했다”면서 “그런데 현재 한국사회는 ‘이게 다 최저임금 탓’이라 말하고 있다. 노동자와 서민의 얘기는 없고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자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듯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의 삶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느끼고 있다”며 “그런데도 사용자위원들은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을 8350원에서 8000원으로 삭감하자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저임금 노동자를 우롱하고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오만한 태도”라며 “재벌·대기업의 갑질과 불공정한 경제구조 개선에 대한 자구책을 내지는 못할망정 저임금 노동자의 호주머니를 털려는 도둑놈 심보를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은 지난 3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위원회에서 사용자위원들이 내세운 삭감안에 반발하며 이날 열릴 예정인 10차 전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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