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몸집 큰 ‘지점’ 줄이고 군살 뺀 ‘출장소’ 늘리고…시민사회 “금융고객 불편 초래” 우려↑
[이지 돋보기] 은행권, 몸집 큰 ‘지점’ 줄이고 군살 뺀 ‘출장소’ 늘리고…시민사회 “금융고객 불편 초래” 우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7.10 0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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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몸집이 큰 지점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출장소를 늘리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출장소를 통해 비용절감을 꾀하면서도 금융서비스의 질은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소비자단체 등은 고객 수요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6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은행의 최근 3년 간 국내 영업점(지점+출장소)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1분기 총 5642개였던 점포수는 올해 1분기 5326개로 5.6%(316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지점이 4866개에서 4493개로 7.7%(373개) 줄었다. 전체 점포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 반면 출장소는 같은 기간 776개에서 833개로 7.3%(57개) 늘었다. 이에 총 점포수에서 출장소가 차지하는 비중도 15.9%에서 18.5%로 상승했다.

은행권 출장소는 일반 지점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일종의 간이 점포다. 일반적인 개인 여․수신 업무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기업금융 등 일부 부문은 취급하지 않는다. 10명 안팎의 직원이 상주하는 지점과는 달리 출장소는 3~5명의 직원으로 꾸려지고 공간도 더 협소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2016년 1분기 1121개였던 영업점이 올해 1분기 1045개로 6.8%(76개) 줄었다. 이 중 일반 지점이 996개에서 882개로 11.4%(114개) 감소했다. 반면 출장소는 125개에서 163개로 30.4%(38개) 늘었다.

신한은행은 점포수가 868개에서 880개로 1.3%(12개) 늘었다. 지점은 762개에서 738개로 3.1%(24개) 줄었지만 출장소가 105개에서 142개로 35.2%(37개) 증가한 영향이다.

우리은행 역시 전체 점포는 929개에서 869개로 6.6%(61개) 감소했지만, 출장소는 117개에서 118개로 한 곳 늘었다. 점포 감소분은 대부분 지점(812개→751개)이 차지했다.

KEB하나은행의 출장소는 82개에서 76개로 3년간 7.3%(6개) 줄었다. 다만 지난해 말 73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초에만 3개를 동시에 늘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NH농협과 IBK기업은행은 출장소가 감소했다. NH농협은행의 출장소는 2016년 1분기 300개에서 올해 1분기 297개로 3곳 줄었다. IBK기업은행도 47개에서 37개로 10개 감소했다.

연도 2016년 1Q 2019년 1Q
점포 출장소 지점 합계 출장소 지점 합계
국민 125 996 1121 163 882 1045
신한 105 762 868 142 738 880
우리 117 812 929 118 751 869
하나 82 853 935 76 677 753
농협 300 875 1175 297 841 1138
기업 47 568 615 37 604 641

비용

은행권의 이같은 출장소 증설은 점포 슬림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주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출장소는 일반 지점보다 상주 직원이 적어 인건비가 덜 나간다. 게다가 영업 공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그만큼 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 또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주거단지가 새로 조성됐을 때 이곳에 자리 잡은 은행의 고객은 대부분 일반 개인 고객이다. 만약 은행이 모든 업무‧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을 세운다면 개인 고객은 많이 받을 수 있는 반면 기업 고객은 거의 없어 유휴 인력‧공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출장소로 진출할 경우 효율적으로 개인 고객의 업무만 처리할 수 있는 것.

익명을 원한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 고객 입장에서는 출장소도 일반 지점과 다를 바 없이 대출, 외환 등 모든 업무가 가능하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어 서로 윈-윈 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주거래 협약 러시로 출장소가 늘었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권은 보통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기업, 병원, 대학교 등과 주거래 협약을 맺는다. 통상 주거래은행이 되면 협약을 맺은 기관 건물 등에 입점하게 되는데 이때 출장소를 여는 경우가 다수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군재정관리단에는 KB국민과 신한, 우리, NH농협은행 등 4개 은행이 입점해 있다. 이 중 3개(KB국민‧신한‧NH농협은행) 은행의 점포가 출장소다. 또 이대목동병원, 건국대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보라매병원 등 중규모 종합병원에 입점해 있는 은행도 대부분 출장소를 두고 있다.

다만 기관 입점 출장소의 경우 직원이나 방문객을 대상으로 설치된 만큼, 기관과는 관계없는 일반 소비자의 이용 편의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출장소가 늘어나는 것이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력은 줄었지만 은행원 한 사람이 맡게 되는 업무는 그대로거나 되레 늘어나는 만큼 처리가 지연돼 고객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소비자의 편의성을 떨어트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은행원의 업무 과중은 덤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출장소에 상주하는 은행원이라고 업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인원수가 적어 대체 인력 없이 업무가 과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업무 처리시간이 늘어지고 그만큼 소비자들은 불편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최근 은행 영업점들을 보면 이전에 비해 업무 처리 속도가 느려진 경향이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출장소 증가가 과연 효율적인 점포 운영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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