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보고서] 세출 증가로 정부 곳간 ‘텅텅’…부동산 규제 여파 가계 여윳돈 3년 만에 ‘최대치’
[이지 보고서] 세출 증가로 정부 곳간 ‘텅텅’…부동산 규제 여파 가계 여윳돈 3년 만에 ‘최대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7.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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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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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올 1분기 정부 곳간은 텅 비어가는 반면 가계의 여윳돈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반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6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6조9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전년 동기(9조원) 비해서는 무려 8조4000억원 줄었다.

순자금운용은 예금‧채권‧보험‧연금 준비금으로 운용된 자금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제외한 금액으로 여유자금으로 볼 수 있다.

정부 곳간이 쪼그라든 건 세입은 줄어든 반면 세출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1~3월 총 국세 수입은 78조원으로 전년 대비 8000억원 감소했다. 아울러 정부의 순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분기 25조2000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는 최근 3년간 세수호황으로 50조원 가량의 잉여금을 확보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앞으로도 기업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주택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세입은 줄고 경기부양을 위한 세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정부 여유자금은 예년보다 감소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대외 악재가 겹쳐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불가피하게 정부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하반기는 상반기와 달리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돼 여유자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1분기(28조8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 정책 등 부동산 규제가 심화되면서 신규주택 수요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빚내서 집을 사는 수요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분기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4만5000호로 직전 분기(21만3000호)보다 46.2%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자금조달이 8조70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23조1000억원)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은 4조7000억원으로 1년 전(21조6000억원)에 비해 20% 수준에 그쳤다.

자금운용도 3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는 5조9000억원 줄었지만 자금조달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순자금운용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한편 1분기 기업의 순자금조달은 증가했다. 비금융법인 기업의 순자금조달은 15조8000억원으로 전년(13조1000억원)대비 증가했다.

순자금 조달은 자금 조달에서 자금 운용을 뺀 것으로, 자금운용 체계에서는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제한 액수가 양(+)일 경우 순자금운용, 음(-)일 경우 순자금조달로 지칭한다.

기업의 자금조달이 확대된 건 수익성 악화의 영향이다.

1분기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체적으로 자금조달도 줄었지만 수익 감소에 따른 자금운용 감소가 더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비금융법인의 자금운용은 30조5000억원으로 전년(48조6000억원)대비 18조1000억원 줄었고, 자금조달은 1년전(61조6000억원)보다 15조3000억원 감소한 4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 기업 투자 흐름을 보면 전년에 비해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순자금조달이늘어난 가장 큰 원인인 반도체 가격 하락,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둔화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정부와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 결과로 발생한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3조원을 기록했다. 2012년 2분기(4조2000억원)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가계의 순자금운용이 늘었지만 정부의 순자금운용이 대폭 줄고, 기업의 순자금조달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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