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문 정부, “무조건 잡는다!” 막가파식 부동산 규제…공급 대란·로또 청약 등 부작용 우려↑
[이지 돋보기] 문 정부, “무조건 잡는다!” 막가파식 부동산 규제…공급 대란·로또 청약 등 부작용 우려↑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7.1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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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또다시 꿈틀거리는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더 강력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최근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해 고분양가 아파트 확산을 봉쇄했다. 또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부동산 시장을 옥죄기 위해 근시안적인 정책만 되풀이 하면서 마른 수건을 쥐어짜고 있다는 아우성이다.

더욱이 내 집 마련이 꿈인 서민들에게 효율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장기적으로 아파트 공급 위축 등을 초래해 공급 대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6일 고분양가 사업장 확산차단을 통한 보증리스크 관리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24일부터 적용된 심사기준은 ‘지역’과 ‘인근’에서 ▲1년 이내 분양기준 ▲1년 초과 분양기준 ▲준공기준 등 3가지에 해당하는 경우로 변경했다.

1년 이내 분양 기준은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해당 사업장의 평균분양가 및 최고분양가보다 높으면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판단한다. 비교사업장의 평균 분양가 및 최고 분양가의 100% 이내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이와 관련, “서울 및 강남 등 일부 인기 지역의 높은 분양가를 규제 및 관리한다면 풍선효과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분양

이에 정비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최근 분양을 예고했던 단지들이 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

실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조합은 아파트 일반분양을 준공 시점으로 미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반포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래미안 윈베일리’도 사실상 후분양으로 전환했다.

경기도 과천의 과천주공1단지는 지난 5월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밖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 MBC 사옥에 짓는 ‘브라이튼 여의도’, 종로구 세운지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세운’도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강화된 분양심사 기준대로 분양가를 책정할 경우, 조합이 당초 계획했던 분양가격보다 턱없이 낮아져 조합원들의 수익이 크게 떨어질 위기에 놓여서다. 분양보증 발급이 필요 없어 HUG의 분양가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유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 정권의 규제가 너무 심하다. 집값만 잡으면 된다는 식”이라며 “금융 등의 문제로 후분양이 부담스럽지만 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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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

문 정부는 추가 대책을 예고하며 건설사들의 퇴로를 막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4주 연속 상승하는 등 지난해 9.13대책 이후 하방압력으로 주춤하던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지면서 다시 오르는 추세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분양 사업자들이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선분양을 피해 후분양으로 방향을 돌리려고 하자 규제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반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카드를 꺼낼 시기를 엿보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서울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최근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며 “주택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준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책을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주택 시장을 잡기 위해 거듭해서 억누르기만 하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는 일방통행이라는 지적이다. 규제를 위한 규제라는 것.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을 누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라며 “무조건 규제만 한다고 잡힌다면 이미 예전에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정부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시안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도 큰 문제지만 나중에 정권이 바뀐다거나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달라졌을 때는 속수무책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더 큰 부작용도 우려된다. 앞으로 아파트 공급이 막혀 내 집 마련이 꿈인 무주택 서민들까지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다는 것.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로또 아파트, 과도한 청약 경쟁 등의 문제까지 덮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규제를 계속해서 강화해 건설사들의 퇴로가 막힌다면 건설사들은 굳이 사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지금 당장은 문제가 드러나지 않겠지만 몇 년 뒤가 되면 한꺼번에 부작용이 쏟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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