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미(美)친 드라이빙 감성’ 포르쉐911 카레라 4GTS…화려함의 극치 '명불허전'
[이지 시승기] ‘미(美)친 드라이빙 감성’ 포르쉐911 카레라 4GTS…화려함의 극치 '명불허전'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7.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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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르쉐
사진=포르쉐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포르쉐 911 카레라 4GTS. 속된 말로 머리털이 쭈뼛 섰다.

포르쉐 중에서도 911이 왜 차 좀 타는 사람들에게 드림카로 꼽히는지 깨달았다. 결론을 먼저 꺼내들 수밖에 없다. 너무나 강렬한 잔상 때문이다.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디자인으로 강펀치를 날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주행 능력으로 KO시킨다. 한 마디로 괴수다.

포르쉐 911 카레라 4GTS. 이 녀석이 누구인지 궁금할 터. 포르쉐 작명법부터 알고 넘어가자. 4는 4륜구동, GTS는 'S'보다 한 단계 위, 'GT3'보다는 한 단계 낮은 성능의 911 라인업을 말한다.

포르쉐 911 카레라 4GTS의 첫인상은 섹시·도발 그 자체다. 강렬한 레드 컬러의 화려함으로 망막을 자극한다.

단순히 예쁘기만 하면 포르쉐가 아니다. 보다 넓어진 에어 인테이크를 통해 공기의 공급을 늘려 효율성을 높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화려한 옷에 감춰진 볼륨감도 예술이다. 특히 4GTS의 경우, 와이드 바디로 측면의 곡선미가 더욱 강조돼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한다.

뒤태는 더 아찔하다. 전통적인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4륜구동 모델에만 적용된 직선의 테일램프가 한층 더 세련미를 뿜어낸다. 취할 것 같은 아름다움이다.

외관 디자인은 100점 만점에 100점. 포르쉐보다 벤츠가 더 좋다는 ‘차알못’ 동승자가 “실제로 보니 이 차가 지금껏 본 차 중 가장 예쁘다. TV나 사진으로 봤던 것 보다 훨씬 더 섹시하다. ‘실물깡패’”라고 인정한 것.

군침만 삼킬 수 없다. 속살(실내)을 봐야겠다. 문을 열고 착석하니 남들 소파에 앉을 때 나만 방석 깔고 앉는 기분이 들 정도로 낮은 차체가 가장 먼저 느껴진다. GTS의 존재감을 강조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에 최적화 된 서스펜션 탓에 지상고를 약 10㎜ 낮춘 결과다.

사진=정재훈 기자
사진=정재훈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총 5개의 원형 계기판이 눈에 담긴다. RPM게이지가 가장 중앙에 위치했고 속도 게이지의 330이라는 숫자가 “나 좀 달려~”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PCM이라고 불리는 포르쉐 인포테이먼트 시스템은 4.0으로 업그레이드 됐고 한글화가 지원된다. 더욱이 터치로 작동할 수 있어 편의성이 향상됐다. 포르쉐 듀얼 클러치(PDK) 기어시프트는 여전히 세련되고 우수한 그립감을 자랑한다.

실내의 전반적인 인상은 세련미와 스포티함의 조화다. 알칸타라 시트 소재의 고급스러움과 카본 소재로 포인트를 주면서 스포츠카의 감성을 놓치지 않는다.

동승자는 “최고급이라는 단어도 부족하다”며 “일명 짝퉁 가방을 메도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마법과 같은 차인 것 같다”고 감탄했다. 그의 머릿속에서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는 이미 지워진지 오래다.

2열 시트는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게 편하다. 가방이나 가벼운 짐 정도를 올리는 수준이다. 트렁크 역시 마찬가지.

사진=포르쉐
사진=포르쉐

외계인

이제 성깔을 보고 싶다. 완벽한 주행 감성을 느끼려고 전날 술 약속도 취소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다(윤창호법을 지키자). 주행 코스는 서울 강남구에서 파주 헤이리예술마을까지 편도 약 60㎞다. 올림픽대로와 자유로, 통일로를 지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엄청난 배기음과 동시에 튕겨 나간다. 제로백(정지부터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3.6초 수준이라는 것을 온 몸의 세포가 반응하도록 한다. 이 녀석은 최대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56.1㎏.m의 힘을 자랑한다.

동승자는 “누가 머리채를 움켜쥐고 잡아당기는 것 같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포르쉐 911의 힘을 이보다 더 완벽하게 비유할 수는 없을 터.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이 느껴질 정도의 쾌감이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이 힘이 배가된다.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날아다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된 것과 같은 짜릿함이다. 풀액셀을 밟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코너링도 환상적이다. 낮은 차체로 도로와 밀착해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상식 범위를 벗어난 수준의 코너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진=포르쉐
사진=포르쉐

실제 헤이리예술마을에서 자유로를 타기 위한 곡선 코스를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으며 돌았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일산, 파주 지역에서 자유로로 진입하는 코너 구간은 상당한 난코스다. 그러나 이 녀석은 브레이크 밟지 않아도 안정감 있는 코너링을 자랑했다.

다만 스포츠플러스 모드는 조금 불편했다. 자동기어 변속이 널을 뛰어 꿀렁거림이 느껴졌던 탓이다. 포르쉐 911과 한 몸이 된 시간이 짧아 적응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도심에서의 스포츠플러스 모드는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다. 일반도로에선 못 먹는 감이다.

안전사양은 최근 출시된 자동차에 비하면 다소 빈약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브레이크 성능은 감탄이 나온다.

911이나 박스터 S 모델부터 적용되는 스틸 브레이크로 인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제동이 가능하면서 굉장히 매끄럽다. 번잡스럽게 이것저것 집어넣지 않고 브레이크 하나로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실제 이 정도 브레이크 성능이라면 최근 운전을 배우는 기자의 아내도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받았던 기자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총평이다. 외계인은 있다. 포르쉐는 외계인을 고문해서 만든 차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진짜인 것 같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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