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무역전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지 Think Money] ‘무역전쟁’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이지뉴스
  • 승인 2019.07.15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

[이지경제] = 현대사회의 세계경제는 ‘복잡계’이다. 오늘날의 경제 문제는 고전적 경제원리나 정책적 해법으로 풀기에는 미지수가 너무 많은 함수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지수도 많아지고 함수의 차수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통적인 정책적 대안들이 해법으로서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즉 예전에는 곧잘 통하던 방법도 최근에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정책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제는 정답보다는 정답에 가까운 근사치를 추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세계 경제에 던져진 가장 큰 숙제는 미·중 간 무역 전쟁이다. 양국의 무역 분쟁은 세계 각국이 각자의 입장에서 풀어야 하는 아주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세계 경제는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얽히고설킨 복잡한 그물망이다. 이 그물망에서 어느 한 코가 움직이게 되면 모든 코의 노드(node)가 영향을 받는 구조가 되었다. 그래서 각국은 이 사태에 대하여 나름의 셈법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견지해 나가고 있다.

무역 전쟁이 풀기 힘든 함수라는 것을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미국이 중국의 완제품에 대하여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에서 중국의 제품 가격이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어서 중국 제품의 판매가 줄어든다. 중국제품의 판매가 줄어들게 되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던 중간재도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경제가 나빠지게 된다. 그로 인하여 호주나 중동으로부터 자원이나 원재료를 구입하던 한국도 그 수요를 줄이게 된다. 원자재를 수출하던 호주나 중동도 자원을 팔아서 수입하던 완제품의 수입을 줄이게 된다. 이들 나라에 완제품을 수출하던 국가들의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반응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며 끝없이 이어진다.

한편으로 미국의 조치에 대하여 중국이 미국산 농산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 경우 미국産 농산품의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미국산 농산품 가격의 하락으로 농산품을 주로 수출하던 중남미나 호주 등 국가들의 농산품 가격이 동시에 하락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産 대신 중남미나 호주 등의 농산품으로 대체를 한다면 그들 나라에서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국으로의 농산품 수출이 늘어난 국가들이 보답으로 중국의 제품을 수입할 수도 있다. 이것은 단편적이지만 무역이라는 것은 항상 상대적이고 다중적인 게임이라는 것은 보여준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를 향해 던지는 ‘펀치’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세계 경제는 출렁거릴 것이다. 그 파장들은 앞선 파장이 채 사라지기 전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켜 서로 간섭을 하면서 제삼의 파장을 일으킨다. 이러한 ‘반응 고리’가 전 세계를 통해 끝없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되어 결과와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 때문에 전 세계의 나라들이 이러한 연쇄적인 반응의 그물망에서 출렁거리게 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국의 교역이나 이해관계가 미·중 양국에서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위치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만이 미·중 갈등의 혼란 속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각국이 위치한 좌표는 평면이 아니고 3차원의 공간에 있다. 그래서 좌표 값은 적어도 3개 이상이 된다. 각각의 공간좌표는 고차원 다항 함수의 미지수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해법은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 각국의 입장을 보면 그 어떤 나라도 대놓고 미국과 중국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나라는 없다. 그만큼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세계 각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섣불리 어느 한쪽 편을 들고 나섰다가는 상대 국가에게서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당사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요 언론들 또한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하여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자국의 이해와 관련한 해법들에 대하여 차분하게 해법들을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언론들은 마치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으면 아니 된다는 냥, 타당성 없는 근거와 자료와 추측을 가지고 편들기에 나서고 있다. 작금에 많은 논자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에 관한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이 특정 국가의 편을 드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경제적 관점이 아닌 이념적 관점에서 경제를 풀어 가려고 제시하는 방법들이 많이 눈에 띈다.

전쟁에 대하여 논한다면 전쟁을 하는 양자 중 어느 특정의 편에 선다는 것은 다른 한쪽을 적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무역 전쟁도 ‘전쟁’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역전쟁에 있어서도 특정의 어느 한편을 옹호하는 입장이 가장 위험한 행위이다. 우리가 미·중 무역전쟁을 논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경우에도 적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그것이 경제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그 어떤 훈수도 달갑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완벽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한, 지금은 어설픈 훈수는 악수가 될 수도 있는 시점이다. 기업으로서는 언론을 통해 비춰진 모습이 마치 해당 기업의 입장인 것처럼 보도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기업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언론이 나서서 국내 기업들을 이쪽저쪽에 편 세우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불필요한 훈수에 가깝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고 싸움은 말려야 하는 것이지 붙일 대상이 아이다. 전쟁은 모든 당사자의 보상값이 제로(0) 이하가 되는 마이너스(-) 게임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향해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가장 약한 고리를 공격 대상으로 정했다. 이전의 미·중 무역 전쟁이 간접 전쟁이라면 이번은 전쟁 당사국이 되어버린 형국이다. 정부의 치밀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부터 모든 포석은 한 수 한 수마다 정확한 착점을 해야 할 것이다. 훈수를 두고 싶은 사람은 그 훈수가 우리기업에게 악수나 자충수가 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무역전쟁도 총칼을 들고 살인을 하는 것 이상의 무서운 결과들을 초래할 수 있는 ‘전쟁’이기 때문이다.

Who is?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現)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

KBS인터넷(現KBS미디어) 콘텐츠사업팀 파트장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취재기자

한국금융신문사 취재기자

케이피씨씨 정책연구소 객원연구위원(現)


이지뉴스 news@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