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고척4구역, ‘진흙탕 싸움’…대우건설 “수주 성공” vs 현대ENG “법적 근거 없다”
[이지 돋보기] 고척4구역, ‘진흙탕 싸움’…대우건설 “수주 성공” vs 현대ENG “법적 근거 없다”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7.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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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4구역 메인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고척4구역 메인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위기다.

대우건설이 무효표 논란을 딛고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히자, 현대엔지니어링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시공사 재선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우건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주에 성공한 만큼 일정에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에 시정 공문을 보낸 후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법정 공방 등 끝장을 보겠다는 분위기다.

더욱이 조합원들도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지지세력으로 분열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겁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148-1번지 일원에 정비하는 ‘고척제4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시공자로 선정됐다.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은 4만2207.9㎡ 부지에 총 983가구 지하 5층~지상 25층 아파트 10개동과 부대 복리시설을 건축하는 사업으로써 공사금액은 1964억원 규모다. 해당 재건축사업의 조합분은 266가구다. 임대주택 148가구를 제외한 569가구가 일반분양예정이다.

익명을 원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척4구역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푸르지오만의 특화설계 및 사업조건을 뚝심 있게 홍보했고 조합원들이 원하는 내용을 입찰 조건에 담아 진정성 있게 전달한 것이 수주의 큰 성과”라고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의 시공사 선정 발표 당일, 조합에 시공사 선정 타당성 여부를 공식 질의했다.

익명을 원한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조합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조합원총회 의결을 무시하고 조합장이 총회 의결을 번복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시공사 재선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현재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공사 선정 결과를 두고 잡음이 나오는 이유는 무효표 처리 방식 때문이다.

앞서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8일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기준인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자 안건이 부결됐다고 선언했다.

이날 투표는 조합원 266명 중 절반 이상인 246명이 투표에 참여해 대우건설 126표, 현대엔지니어링 120표를 얻었다. 그러나 조합은 대우건설이 받은 126표 중 4표가 '볼펜' 기표됐다는 이유로 무효 처리했다.

하지만 박경순 고척4구역 조합장이 총회 결과를 번복하고 대우건설과 함께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잡음

박 조합장이 돌연 대우건설측과 합의했다면서 결과를 번복하자 잡음이 일고 있다. 과정이 석연찮다는 것.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을 지지하는 50여명의 조합원은 8일 서울 구로구청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기표소 입장 전 투표용지 확인 시 볼펜 등이 마킹된 용지를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합의하고 투표를 진행했다는 것.

고척4구역 조합은 무효표 6표 중 3표를 유효표로 인정(다른 1표는 볼펜만 표기 되고 기표도구가 표기 안 돼 무효)해 최종 125표를 획득한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확정 통보했다.

익명을 원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투표 용지에 볼펜으로 기입된 것은 관례상 늘 있었던 일”이라며 “선에 걸치는 것과 달리 확실한 의사 표현이 된 투표용지라면 유효표로 인정해 왔다. 무효표 논란이 된 것 자체가 문제”라고 피력했다.

이어 “조합장이 대우건설로 확정한 것은 법무법인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알아본 결과일 것”이라며 “조합장이 마음을 돌렸다는 것은 결국 대우건설이 사업을 수주하는 게 맞는 것이라 판단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조합 역시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조합장은 “소송과 공사를 함께 진행해 공기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며 “소송전은 대우건설 측에서 책임지고 대응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통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소송 준비는 사실이 아니”라며 “고척4구역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니지만 소송한다는 소문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고 전했다.

정비업계 등에서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경전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고 관측했다. 또 법정 공방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이미 일부 조합원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익명을 원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도시정비사업은 많은 이권이 개입돼 있기 때문에 깔끔하게 일이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 일도 비슷한 경우”라며 “앞으로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사업을 처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향후 법적인 문제가 생기면 이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합으로부터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조합의 답변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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