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부동산 전문가 10명중 8명,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작용 우려…“한계 뚜렷, 간접 규제로 선회해야”
[이지 돋보기] 부동산 전문가 10명중 8명,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작용 우려…“한계 뚜렷, 간접 규제로 선회해야”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7.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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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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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8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민간부문에 대한 인위적인 분양가 통제는 일시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대안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 또한 ▲공급 위축 ▲로또 분양 ▲양극화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관련해 "때가 됐다"고 밝히면서 5년 만의 부활을 예고했다.

정부는 학습효과에 따른 제도의 효율성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학계 등 전문가 집단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직접 규제가 아닌 금융과 세제 등 간접 규제 ▲정비사업 규제 완화 ▲시장수요의 자율성 ▲물가안정 선행 ▲당근책 등을 제사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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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지경제가 부동산 전문가(학계‧리서치 등) 10명을 대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주제로, 긴급 진단에 나섰다. 그 결과 10명 중 8명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중 6명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2명은 시장의 변수 등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참가자 명단=▲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 ▲조은상 리얼투제이 본부장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9.13 대책 이후 하방압력을 받았던 서울의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추가 규제의 일환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장 강력한 카드로 집값을 주저앉히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호하다. 민간부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택시장의 안정을 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분양가상한제의 민간택지 도입이 악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자칫 잘못하면 양극화 현상, 공급 위축 등의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이와 관련, “분양가가 낮아지면 당분간 시장은 진정될 것”이라면서도 “만약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룬다면 공급 부족 여파로 서울지역 아파트는 희소성이 상승한다. 결국 가격이 오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분양 단지가 전반적으로 감소해 로또 분양을 부추길 것”이라며 “특히 신규 분양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일반 주택가격까지 떨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일관성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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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당시의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2007년 9월) 정부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간부분에 적용했다. 하지만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밀어내기 공급을 했던 물량이 미분양으로 적체되면서 2009년 미분양이 16만호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2014년까지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는 단초가 됐다”고 경고했다.

김현미 장관과 역시 이같은 문제를 경계하고 있다. 김 장관은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론조사를 보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찬성이 55%, 반대가 25%"라며 "최대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첨여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결론은 정책의 일관성으로 귀결됐다. 또 일각에서 주장하는 제도 적용 시기에 따른 성패 여부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정책은 후분양제를 통해 분양가상한제를 회피할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제도 적용이 빠르면 성공하고 제도 적용에 시일이 걸려 실패한다는 논리는 무엇으로 뒷받침하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피력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까지 확대 시행되면 시세나 직전 신규단지 분양가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현재 방식보다 분양가가 낮아질 것”이라며 “택지비에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만 인정해주는 제대로 된 상한제가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도 민간부문에 상한제를 적용했을 때는 집값이 가라앉았다. 공급 위축으로 인해 아파트값이 올랐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참여정부 이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분양가가 뛰었다. 실수요가 아닌 투기세력을 위한 시장으로 변질됐다”고 꼬집었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서울 아파트값은 3.3㎡당 2188만원의 분양가를 나타냈다. 이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718만원보다 3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은 주택가격 안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공급 축소 등 수급 불균형으로 시장이 불안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는 있지만 신규 분양가를 잡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재건축·재개발의 수익성 악화로 볼 것인지 공급 부족으로 해석할 것인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시장 영향은 달리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이른바 주택시장의 ‘프레임 전쟁’이라고 부른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은 “만약 시장 참여자들이 단순히 수익성 악화로 받아들인다면 재건축·재개발시장은 투자수요가 끊겨 냉랭해질 것이며 공급 부족으로 인식할 경우 집값 불안은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며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더라도 시장의 목소리를 수렴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방향성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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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직접 시장을 흔들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한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등의 직접 규제는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이나 세제 등 간접적인 규제를 통해 부동산 안정화를 모색해야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쨌든 금융 등의 고강도 대책을 꺼내면서 1년 가까이 부동산 시장이 진정됐다”며 “하지만 다시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본 정책을 시장 상황에 맞게 다듬어서 적용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함 랩장도 장 교수와 비슷한 의견이다.

함 랩장은 “저금리 부동자금이 넘치는 시장”이라며 “대출 규제 등으로 투기를 제한하면서 국지적 공급 확대책으로 서울 등 주택 대기수요가 많은 지역이나 신축이 부족한 지역에 효율적인 공급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일반 분양가를 낮추면 재건축·재개발 수익성은 악화된다. 정부는 이같은 부작용에 불구하고 고공비행하는 분양가를 이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오히려 재건축 및 재개발의 규제 완화가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주택공급이 한정돼 있어 재건축과 재개발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워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내놔야할 것”이라며 “도심 재개발, 재건축 등으로 서울 아파트 수요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해야 한다. 주택보급률 100%를 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아무리 싸도 외곽으로 공급을 늘려 나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리서치팀장은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주택 공급주체들이 수익성 약화 우려를 기반시설 부담이나 임대주택 건설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의 당근책으로 균형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기 때문에 억지로 시장 수요를 억누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감정평가를 통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민간택지 가격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할 경우, 시장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논리는 서울 부동산가격이 비정상이고 그중에서도 강남의 가격이 가장 왜곡됐으니 철저한 규제를 통해 강남 아파트 가격을 잡고 그 효과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돼 최종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다는 것”이라며 “규제만능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급만 빼고 모든 물가가 오르는 현실에서 집값만 동결될 수는 없다. 물가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가격상한을 강제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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