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문 정부 ‘일자리 창출’ 동참은 꼼수?…정규직 ‘줄고’, 비정규직 ‘늘고’
[이지 돋보기] 은행권, 문 정부 ‘일자리 창출’ 동참은 꼼수?…정규직 ‘줄고’, 비정규직 ‘늘고’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7.2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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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헛구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정규직 행원 수는 줄이는 반면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 2017년 앞 다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발표한 것 자체가 눈치 보기식 일회성 이벤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6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 은행의 임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말 기준 전체 직원(용역 및 파견 제외) 수는 9만36명으로 지난해 말(9만1091명) 대비 1.16%(1055명) 줄었다.

이중 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은 8만4317명에서 8만3084명으로 1.46%(1233명) 감소했다. 연초 일부 은행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정규직 수는 6774명에서 6952명으로 2.62%(178명)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주로 4대 시중은행에서 비정규직 비중을 늘렸다. 행원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총 직원 수가 1만8111명에서 올 1분기 말 1만7587명으로 2.89%(524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이 1만7158명에서 1만6543명으로 3.58%(615명) 줄었다. 반면 비정규직은 953명에서 1044명으로 9.55%(91명) 늘었다.

신한은행의 1분기 기준 총 직원 수는 1만4330명으로 지난해 말(1만4376명)보다 0.32%(46명) 소폭 줄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1만3496명에서 1만3412명으로 0.62%(84명) 감소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880명에서 918명으로 4.32%(38명)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총 직원 수가 1만5365명에서 1만5154명으로 1.37%(211명) 감소했다. 이곳 역시 정규직(1만4291명→1만3990명, 301명↓)은 줄고, 비정규직(1074명→1164명, 90명↑)은 늘어났다.

KEB하나은행은 조사 대상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두 늘었다. 정규직은 1만2847명에서 1만2928명으로 0.6%(81명) 증가했다. 비정규직도 784명에서 856명으로 9.18%(72명) 늘었다. 1분기 말 총 행원 수는 1만3784명으로 지난해 말(1만3631명)보다 1.12%(153명) 증가했다.

1분기 동안 4대 시중은행에서만 늘린 비정규직은 모두 291명이다.

특수은행인 NH농협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감소한 모습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1만6305명을 기록한 뒤 올 1분기 1만5997명으로 줄었다. 이 중 정규직(1만3511명→1만3226명)은 2.11%(285명) 감소했고, 비정규직(2794명→2771명)도 0.82%(23명) 내보냈다. 단 인원 감소 비율은 정규직이 더 높았다.

IBK기업은행은 90명에 가까운 비정규직(289명→199명)이 짐을 쌌다. 감소율(-31.15%)만 보면 조사 대상 은행 중 최대다. 정규직은 1만3014명에서 1만2985명으로 0.22%(29명) 줄었다.

<은행 비정규직 증감 현황>
  2019년 1Q 2018년 4Q 증감
국민 953명 1044명 +91명
신한 880명 918명 +38명
우리 1074명 1164명 +90명
하나 784명 856명 +72명
농협 2794명 2771명 -23명
기업 289명 199명 -90명

7.7

은행권의 비정규직 비율은 타 업종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1분기 기준 6개 은행의 전체 직원 대비 비정규직 평균 비중은 7.7%다. 통계청 조사 기준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의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15% 안팎이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은행 17.32%로 가장 높다. 그러나 ▲우리은행 7.68% ▲신한은행 6.41% ▲ KEB하나은행 6.28% ▲KB국민은행 5.93% 등 대부분 10% 안쪽에 머물렀다. 특히 IBK기업은행 비정규직 비율은 1.51%에 불과했다.

문제는 기조가 바뀌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은행권은 현 정부 출범 당시 앞 다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발표하며 정책 기조에 동승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자 다시 비정규직을 늘리는 분위기다.

이에 ‘보여주기’나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권은 이같은 지적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비정규직 대다수는 변호사나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 계약직이거나 퇴직 후 재취업자 등으로 이뤄져있다. 보통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여겨지는 ‘저임금’ 비정규직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은행권 관계자는 “늘어난 비정규직 인원 대부분은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이 대부분”이라며 “일반 비정규직 사무 인원들은 현재도 정기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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