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장기 체류 외국인 모십니다!” 은행권, 고소득 外人 증가에 대출 등 ‘틈새시장’ 관심↑
[이지 돋보기] “장기 체류 외국인 모십니다!” 은행권, 고소득 外人 증가에 대출 등 ‘틈새시장’ 관심↑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7.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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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 취급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은행권 입장에서 외국인은 해외송금 한정된 금융서비스 대상자였다. 이에 고객관리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러나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늘면서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한 대출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자 숟가락을 하나 둘 얹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 26일 기준 국내 16개 은행의 외국인 대출 잔액(담보대출+기타대출) 규모는 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17년 말 잔액 4조7000억원에서 2015~2017년 연평균 증가율인 4.92%를 적용해 추산한 수치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가계대출이 1534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중은 0.3%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대상 대출시장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평가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의 ‘국내 체류 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은 236만8000명이다. 거주 외국인은 2010년 당시 126만1000명에 불과했다. 이후 2014년 179만8000명에서 지난해까지 최근 8년 간 연평균 8.19%씩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중 장기 체류(입국 날로부터 90일 초과) 외국인 수는 2010년 100만3000명에서 2014년 137만8000명, 지난해 말 168만8000명으로 연평균 6.72%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구는 5182만6000명. 이 가운데 3.26%가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이다.

이에 국내 은행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 수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주요 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지난해 말 기준 531만명에 달한다.

외국인 고객은 ▲2015년 말 391만명 ▲2016년 말 425만명 ▲2017년 말 461만명에 이르는 등 최근 3년 간 연평균 10.8% 늘어났다.

KEB하나은행의 서울 명동 외국인근로자전용센터. 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의 서울 명동 외국인근로자전용센터. 사진=KEB하나은행

교두보

은행권은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포를 개설하고, 전용 어플리케이션(앱)을 내놓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 힘써왔다. 다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환전과 송금 등으로 제한적이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을 여신 대상 고객으로 보기보다는 송금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과 글로벌 확대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의도가 강했던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대다수는 소득 수준 및 근로 안전성이 낮고, 신용보증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또 해외 출국 시 채권 회수 문제가 발생하는 등 대출 부적격 대상이었다.

다만 이러한 인식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국내에 주택을 보유하고 높은 수준의 근로소득을 벌어들이는 외국인 취업자가 늘면서, 이들의 대출 수요를 충족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법무부가 발표한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가운데 취업자는 지난해 5월 기준 88만3000명이다. 이 가운데 주택 보유 비중은 12.5%, 월평균 300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자 비중은 12.7%에 달한다.

더욱이 이 비중은 전체 체류 외국인 증가세와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각종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5년이 되는 과세기간까지 국내 근로소득에 대해 19%의 단일 세율을 선택해 소득세를 납부할 수 있다. 보통 국내 소득자가 소득 수준에 따라 6~42%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과 비교하면, 고소득자에게 이득이 되는 제도다.

또 원어민 교사나 교수가 국내에 거주하는 동안 강의 및 연구와 관련 받는 소득세는 면제된다. 투자기업의 연구원 등 외국인 기술자로 인정받은 노동자는 최대 2년간 소득세를 50% 감면받을 수 있다.

세제 혜택 효과 등으로 고소득 체류 외국인이 늘어난다면 이들을 위한 대출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외국인 대상 전세대출 상품을 내놨다. KEB하나은행도 ‘외국인주거래우대론’ 대출을 운영하는 등 관련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이라도 안정적인 소득 입증 등 자격 요건을 갖추면 내국인과 동일한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며 “연체 등 위험요소가 줄어든다면 자연스럽게 관련 대출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대출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금융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을 통해 고객기반을 확보하고,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종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의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충성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출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거래 기록을 축적한 이후, 외국인 특성을 반영한 평가모형을 수립하고 정교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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