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은행’ 꼬리표 떼기 안간힘…비(非)은행 계열사 몸집 불리기 총력
[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은행’ 꼬리표 떼기 안간힘…비(非)은행 계열사 몸집 불리기 총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8.0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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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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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무늬만 금융지주’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비(非)은행 계열사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이 벌어들인 순이익이 전체의 60%를 넘어서며 은행 쏠림 현상이 심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금융사가 가계대출 등을 통한 이자놀이 재미에 빠졌다는 비판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탈은행’ 정책이 각 금융지주의 최대 현안 과제가 된 가운데 미세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포착됐다. 최근 들어 카드·보험·증권‧신탁 등 비은행 계열사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5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국내 5대(KB·신한·우리‧하나·농협금융) 금융지주사의 자산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자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167조8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주사들이 보유한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총 자산은 1716조7205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79.2%의 비중이다.

금융지주 자산 기준 은행 비중은 ▲2016년 1분기 말 80%에서 ▲2017년 1분기 말 78.5% ▲지난해 1분기 말 77.1%로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 소폭 상승했다.

상승효과는 올해 초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 영향이다. 출발점에 있다 보니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은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말 현재 총 자산은 822조6634억원. 은행은 1371조6579억원이다. 전체 대비 은행 비중은 75.3%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탈은행화’가 돋보인다. 최근 3년 사이 10%포인트 넘게 낮아진 것. KB금융의 올 1분기 말 총 자산은 490조6994억원이다. 이 중 KB국민은행(368조2180억원)이 75%의 비중을 차지했다. 은행 비중은 2016년 1분기 말 88%에서 3년 만에 13%포인트가 내렸다.

이는 지난 2014년 KB캐피탈(우리파이낸셜)을 시작으로 KB손해보험(LIG손해보험), KB증권(현대증권) 등의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키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75.9%에서 71.6%, 하나금융 89.6%→88.1%로 은행 의존도가 각각 하락했다.

반면 NH농협금융(67.7%→68.1%)은 조사대상 중 은행 비중이 가장 낮았지만 의존도는 소폭 상승했다. 은행 비중이 과반을 상회하는 모양새다. 그래도 지주사 출범 초창기에 비하면 현저히 낮아진 수치다.

한편 금융지주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이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신한금융은 2001년 출범 당시 은행의 자산 비중이 98.6%에 달했다. 2005년 출범한 하나금융 역시 은행 자산 비중은 98.8%에 육박했다. KB금융과 농협금융도 출범 때인 2008년과 2012년 은행 자산 비중은 각각 99.5%, 80.3%였다.

사진=각사
사진=각사

수익

자산뿐만 아니라 수익에서도 균형의 추를 서서히 맞춰가고 있다. 일반 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에서 은행 비중이 낮아진 것.

5대 금융지주사의 올 1분기 총 영업수익은 59조5883억원이다. 이 중 은행이 27조7636억원(46.6%)을 벌어들였다. 우리금융을 제외할 경우 53조7720억원 가운데 21조9665억원으로 40.9%까지 내려간다.

영업수익 중 은행 비중은 ▲2016년 1분기 52.3%에서 ▲2017년 1분기 55.7%로 상승했다가 ▲지난해 1분기 38.8%까지 하락했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은 올 1분기 12조3373억원의 영업수익을 달성했다. 이 중 43%(5조3068억원)을 KB국민은행이 벌어들였다. KB금융의 영업수익 은행 비중은 2016년 77.1%에 달했지만 3년 동안 34.1%포인트나 낮아졌다.

신한금융의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1조7061억원. 이 중 은행 비중은 절반(50.2%)을 살짝 넘긴 5조8806억원이었다. 3년 전(53.6%)보다 소폭 떨어졌다.

하나금융은 9조8953억원의 영업수익 가운데 KEB하나은행이 73.5%(7조2758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나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2016년 1분기 85.2%에 달했으나 이를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그럼에도 4대 금융지주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는 하나금융에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서 따로 내세울 만한 대표주자가 없는데다, 2개(하나은행·외환은행) 시중은행을 통합한 KEB하나은행의 몸집이 너무 비대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은 올 1분기 달성한 19조8333억원의 영업수익 중 NH농협은행이 17.6%(3조5033억원)을 벌어들여 가장 낮은 의존도를 보였다.

금융지주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쓰면서 편식(은행)을 벗어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보통 금융지주 설립 시 은행을 모태로 출발한다. 또 은행이 금융의 가장 기본 요소인 만큼 덩치가 가장 큰 것은 불가피한 일 이었다”면서도 “기존 은행 산하였던 카드를 분리하고 보험, 신탁 등 다양한 계열사를 강화해 덩치를 키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은행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들의 업황이 불안정할 경우 지주사의 은행 비중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나 보험 등은 업황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비은행 계열사가 견고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은행 비중 하향세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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