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레인지로버 이보크’ 자타공인 최고급 SUV…치명적 매력 끝판왕
[이지 시승기] ‘레인지로버 이보크’ 자타공인 최고급 SUV…치명적 매력 끝판왕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8.05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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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인지로버
사진=레인지로버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영국산 야생마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8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자타공인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끝판왕이다.

올 뉴 이보크는 자타공인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막내격이다. 그렇다고 무시하면 곤란하다. 이보크는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75만여대, 국내에서는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콤팩트 럭셔리 SUV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이보크와 견줄 수 있는 동급 차량을 찾기 어렵다. 올 뉴 이보크의 경쟁 상대는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뿐이다.

사진=레인지로버
사진=레인지로버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레인지로버 올 뉴 이보크 D180 SE.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감상하는 듯하다. 빛나는 자태가 인상적이다.

이보크의 디자인은 30대 젊은 남성의 피를 끓게 하는 마성의 매력이 넘친다. 특히 납작한 지붕이 포인트. 자칫 언밸런스할 수 있는 디자인이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며 모던함과 고급스러움을 내뿜는다. 유니크함은 보너스.

차량 전면과 후면의 LED 램프와 그릴이 이보크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주간주행등은 광원으로,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LED 램프는 조금 더 날렵한 눈매가 돼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한 트림 위인 벨라와 비슷하다.

측면은 매끄럽다. 특히 자동 전개식 도어 핸들(잠금 해제할 때를 제외하면 자취를 감춘다)은 주행하지 않고 정차했을 때의 모습까지 신경 쓴 듯. 궁극의 깔끔함의 상징이다. 야간에는 도어 핸들에서 올 뉴 이보크가 있는 원형 라이트를 비춰준다. 자체발광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사진=레인지로버, 정재훈 기자
사진= 정재훈 기자

실내로 들어서면 시공간을 넘어선 미래지향적 느낌이다. 최신 기술이 곧 인테리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보크의 실내는 우주선을 탑승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착각이 맞다. 우주선 근처도 못 가봤다). 모든 게 디지털이다. 12.3인치의 계기판이 들어갔고 스티어링휠(운전대)의 버튼도 디지털 방식이 적용돼 조잡하지 않다. 어색한 탓에 조금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적응은 시간문제. 최신기술이 집약된 올 뉴 이보크의 분위기에 딱 맞는다.

더욱이 위아래 두 영역으로 나눈 10인치 ‘터치 프로 듀오(Toucch Pro Duo)’를 적용해 미래형 디자인의 방점을 찍는다. 두 개의 터치스크린은 저세상 텐션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통해 온도 조절, 시트, 에어컨, 네비게이션 등 이보크의 소프트웨어를 조종한다.

특히 상부 스크린은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에게 최적의 시각성을 제공한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반응속도는 조금 아쉽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사진=레인지로버, 정재훈 기자
사진= 정재훈 기자

2열도 대체로 만족스럽다. 디스커버리나 스포츠보다 작지만 SUV라는 타이틀이 딱 맞는다.

특히 이전 세대보다 21㎜를 넓혔고 1열 시트의 가운데 부분이 움푹 들어가 한층 더 넓은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대형 SUV의 개방성은 없지만 내실을 탄탄히 했다.

트렁크도 광활하다. 기본 591ℓ에서 2열을 접으면 1383ℓ까지 넓어진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1.5ℓ 음료수가 1000개 가까이 들어가는 수준이다. 다만 2열 시트가 완벽한 플랫 형태는 아니라서 시각적으로 조금 아쉽다.

통풍시트가 안 되는 건 2%의 부족함이다. 옷깃만 스쳐도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원한 에어컨이 상쇄시키기는 하지만 최고급 SUV에 통풍시트가 없다니. 기자의 2012년형 국산 중형 세단에도 통풍시트는 있다.

다이내믹

사진=레인지로버
사진=레인지로버

주행 코스는 서울 광화문에서 경기도 남양주 덕소 부근의 한 카페다. 강변북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지나는 왕복 약 66㎞ 거리.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았다. 초기 반응은 얌전하다. 마치 영국 신사다운 진중한 모습니다. SUV의 탈을 쓴 고급 세단의 감성이다.

달리 말하면 다이내믹한 모습은 없다. 동승자의 생각을 달랐다. 그는 “어차피 고속주행을 할 게 아니라면 차분한 승차감이 오히려 올 뉴 이보크답다”면서 “이보크는 높은 차고에 세단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옹호했다.

무게 잡고 있는 녀석의 성깔을 조금 건드렸다. 곧바로 반응한다. 고속도로에서의 시원한 질주는 짜증을 유발하는 한여름의 폭염을 시원하게 날린다.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이 최고 출력 180마력, 43.9㎏.m의 최대토크가 즉각적이고 강력한 가속력을 선사한 것이다.

동승자는 “처음에는 달걀이 굴러가는 듯 부드러웠는데 알고 보니 내숭이었다”며 “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폭주하는 싸움닭 같다”고 놀랐다.

코너 구간의 주행과 제동, 노면의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승차감 모두 합격이다. 휠의 토크 분배를 모니터링 하고 브레이킹 시스템을 통해 접지력과 스티어링 조향 능력을 향상시키는 토크 백터링 기능이 적용돼 있어서다.

사진=레인지로버
사진=레인지로버

시승 전 풍절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귀를 기울였지만 다소 둔한 성격 탓인지 별다른 불편함은 없었다.

주행 중 파노라마 선루프를 개방하면 얼음 가득 채운 사이다 한 잔 같은 짜릿함을 준다. 이번에는 시각적인 만족. 운전석부터 2열의 끝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하늘과 맞닿는 느낌을 준다. 비록 오픈형은 아니지만 거대한 창문(?)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친 마음이 정화될 정도다.

동승자 역시 “이제껏 본 선루프와 차원이 다르다”며 “파란 하늘을 보는 건 시원하고, 밤하늘에 별을 본다면 천국이 부럽지 않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올 뉴 이보크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교한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사용해 주행 조건을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지형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선택한다.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잔디밭/자갈길/눈길, 진흙 및 요철, 모래, 암반 저속주행 등 7가지 모드 중 최상의 드라이빙 환경을 조성한다. 일반도로에서만 운전한 기자가 직접 체험하지는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총평이다. 올 뉴 이보크는 디자인, 성능, 최첨단 기술 3박자가 거의 완벽에 가깝다. 레인지로버는 사막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린다. 최고급 럭서리 플래그십 세단 롤스로이스의 SUV 버전이라는 뜻. 기자는 조금 바꾸고 싶다. 롤스로이스가 세단계의 레인지로버다. 

사진=레인지로버
사진=레인지로버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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