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이동통신 정보로 ‘대출’받고, 편의점에서 ‘인출’한다”…은행권 ‘합종연횡’ 활발
[이지 돋보기] “이동통신 정보로 ‘대출’받고, 편의점에서 ‘인출’한다”…은행권 ‘합종연횡’ 활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8.13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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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이동통신‧편의점 등과 손을 잡고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같은 합종연횡은 고객과 기술 교류를 통해 동반성장을 꾀하자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시중은행과 통신 3사(KT‧SKT‧LGU+)간의 협업 및 제휴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통신사 고객 정보를 활용한 대출 상품이 있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달 통신 3사에서 제공하는 개인정보만으로 돈을 빌려주는 ‘우리 비상금 대출’을 내놨다. 국내 은행 가운데 최초다. 은행이나 카드 거래 내역 등 금융이력이 없어도 통신사의 휴대전화 기기정보, 요금 납부내역을 토대로 산정한 ‘통신사 신용등급(Tele-Score)’을 활용해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대출 한도는 300만원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부터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통신 3사 정보에 기반 한 심사 절차를 도입했다. 신한은행 역시 KT로부터 받은 통신정보를 대출 재평가 심사에 추가했다. 이달 말까지 SKT와 LGU+의 통신정보까지 반영한 재평가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비금융정보 활성화 정책과 발을 맞춘 행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재평가절차를 도입, 하반기부터 신용도가 양호한 금융소외계층이 은행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개선한다고 밝혔다.

기존 은행 대출은 신용평가사가 제공하는 고객 금융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대출승인 여부, 한도, 금리 등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초년생 등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이른바 ‘신 파일러(Thin filer)'는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은행권은 소외계층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신사의 휴대전화 요금납부, 소액결제 내역 등 비금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신사 신용등급’을 활용, 대출을 한층 용이하게 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전 은행에 해당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비금융정보 활용이 단순 대출 승인에만 머물지 않고, 여신심사 단계까지 확장돼 금리나 한도 등에도 영향을 미치도록 할 예정이다

우대

은행 고객 가운데 특정 통신사를 이용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KEB하나은행은 SKT와 협업해 ’안심오토론‘의 신규 대출금리를 할인하는 금융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이 상품은 SKT 모바일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앱)인 T맵에서 주행거리가 500㎞ 이상이고 T맵 평가 '운전습관' 점수가 61점 이상으로 양호하면 '안심오토론' 신규 대출금리를 0.3%포인트(p)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이밖에 공동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12일 통신3사, 삼성전자, 코스콤 등과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신분증(DID) 개발 목적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DID는 고객들이 스마트폰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다니면서 은행 중앙 서버를 거치지 신원증명을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인증 방식이다. 이르면 내년까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편의점 내 자동화기기(ATM)에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은행권과 편의점의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편의점에 비치된 현금입출금기를 이용해 은행 자동화기기와 동일한 조건(수수료 등)으로 인출·이체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은행 영업점포와 자동화기기를 대체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간편뱅킹 앱인 ’리브(Liiv)’를 통해 편의점 ATM에서 수수료 없이 무료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리브 편의점 출금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GS25나 세븐일레븐 매장 내 설치된 ATM에서, 리브앱을 통해 생성된 6자리의 인증번호와 출금금액, 계좌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밖에 카드로 결제해서 현금으로 돌려받아 현금 인출 기능을 대체하는 캐시백 서비스도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의 증가와 금융상품의 다양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이 맞물려 다른 업종과의 협업이 늘어난 것”이라며 “향후에도 이같은 현상은 더욱 다양한 업종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금융소비자단체들은 이같은 은행권의 영업 형태 변화에 대해 기존 서비스의 대체제가 될 수 있도록 완성을 높여한다는 주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권이 타 업종과의 결합을 통해 영업 기반을 유지하려는 장기적인 경영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기존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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