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매운맛에 취하고, 차가움에 반하다”…대한민국은 지금 마라‧분짜 등 ‘소스 앓이’
[이지 돋보기] “매운맛에 취하고, 차가움에 반하다”…대한민국은 지금 마라‧분짜 등 ‘소스 앓이’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08.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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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대한민국 식탁이 마라의 매운맛에 취하고, 분짜의 차가움에 반했다.

해외여행 중 맛본 동남아시아 소스에 매료돼 안방 식탁에서 즐기려는 소비 욕구가 강해지고 있는 것.

이에 유통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동남아시아 및 파생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등 소비자 입맛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스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케첩·마요네즈(1000억원), 파스타 소스(750억원), 드레싱(450억원), 굴 소스(250억원), 웨스턴 소스(600억원), 동남아소스(250억원) 등의 비중이다.

이 중 동남아 소스 성장세가 뚜렷하다. 매년 30~4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올해 역시 전체 시장 규모(3500억~4000억원 추정) 대비 증가세(500억원)가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체별로 보면 대상 청정원의 움직임이 가장 주목된다. 지난 2017년부터 ▲베트남 쌀국수 소스 ▲정통 팟타이 소스에 이어 올해 5월 ▲베트남식 분짜 소스 ▲베트남식 닭쌀국수 소스 등 ‘아시안 쿠킹 소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대상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안 쿠킹 소스 매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동남아 소스 시장에서 33.8%의 점유율로 1위를 꿰차고 있다.

익명을 원한 대상 관계자는 “소스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해온 스파게티 소스는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라며 “그 사이 해외여행과 외식을 통해 동남아 음식을 자주 접하며 나타난 ‘외식의 내식화’ 영향에 따라 동남아 소스 등이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7월 17일 얼얼한 매운맛 ‘마라’ 열풍을 반영한 ‘백설 마라탕면 소스’를 출시했다. 앞서 3월 선보인 ‘베트남 쌀국수 소스’, ‘태국 팟타이 소스’ 등과 함께 이른바 ‘백설 아시안 누들 소스’ 3종으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중식·한식·일식·양식 등 다양한 요리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백설 남해 굴 소스’, ‘백설 스위트칠리 소스’로 소스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김다영 CJ제일제당 K-소스마케팅담당 부장은 “해외여행 경험과 외식 메뉴 증가 영향으로 현지 메뉴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린 음식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마라 열풍에 맞춰 출시한 편의성과 요리 완성도를 높여주는 백설 마라탕면 소스와 같이 최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편의형 소스 제품을 지속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샘표는 6월 4일 정통 아시안 소스 브랜드 ‘티아시아키친’을 론칭하고 ‘하노이 쌀국수 소스’, ‘발리 나시고랭 소스’, ‘방콕 팟타이 소스’, ‘방콕 팟씨유 소스’ 등 쿠킹 소스 4종을 출시했다.

피수티삭 부라나싱 타이 왕실 요리 전문 레스토랑 수석 셰프가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등 동남아 현지 정통의 맛을 제대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오뚜기는 주력제품과 콜라보레이션한 ‘카레 케찹’과 ‘할라피뇨 케찹’으로 경쟁이 합류했다.

대상(왼쪽부터) '베트남식 분짜 소스', '베트남식 닭쌀국수 소스', CJ제일제당 ‘백설 마라탕면 소스’, 오뚜기 ‘카레 케찹’ 사진= 각 사

파생

동남아 소스뿐만 아니라 인기 메뉴의 소스만을 별도로 판매하는 파생상품도 잇따른다.

굽네몰은 이달 1일 굽네치킨의 인기 메뉴 ‘갈비천왕’의 시그니처 소스 ‘굽네 갈비천왕 소스’를 출시했다. 앞서 선보인 ‘굽네 볼케이노 소스’의 꾸준한 인기가 이번 출시를 이끌었다.

굽네 갈비천왕 소스는 버섯볶음, 감자조림 등 가정에서 밥반찬 양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고기를 따로 재울 필요 없이 갈비구이나 찜닭, 불고기 등 일품요리부터 소시지, 만두 등 간식이나 술안주 메뉴의 디핑 소스로도 사용된다는 설명이다.

파생상품의 원조는 삼양식품 ‘불닭 소스’다. 불닭 소스는 2017년 9월 삼양식품 창립 56주년을 맞아 한정판으로 출시됐다가 지난해 12월 공식 제품화됐다.

한정 출시 당시 삼양식품 온라인몰의 서버가 폭주하며 기획했던 5000박스 외 2만6000박스가 팔려나갔다(매출 1억원). 이에 4월 ‘까르보불닭 소스’, ‘핵불닭 소스’ 2종이 추가됐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 소스는 월평균 4억원 수준의 판매를 보이다가 까르보 불닭 소스와 핵불닭 소스를 추가되며 월평균 7억원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익명을 원한 삼양식품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닭 소스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소스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발맞춰 맛과 간편함을 갖춘 소포장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팔도도 빼놓을 순 없다. 팔도는 2017년 9월 비빔면 액상 스프를 제품화한 ‘팔도 만능비빔장’을 선보였다.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7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지난해에는 470만개가 넘게 판매됐다.

팔도는 기존의 파우치 형식에서 튜브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튜브 제품의 상반기(6월까지) 판매량은 24만개다.

소스와의 결합상품도 눈에 띈다.

세븐일레븐은 1일 팔도 만능비빔장을 활용한 팔도 간편식 시리즈 ‘팔도비빔장 삼각김밥’과 ‘팔도비빔장 김밥’을 출시했다. 추후 도시락, 버거 등 간편 먹거리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GS25는 4월 18일 삼양불닭&후랑크김밥을 선보인 바 있다. 5월에는 파파존스피자가 불닭 소스를 활용, ‘불닭 핫 치킨 바베큐’와 ‘불닭 크림치즈 소스’ 등 매운맛 피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편하고 정성스러운 가정식 또는 외식 수준의 요리 맛을 낼 수 있는 소스 시장은 더욱 다양한 국가의 메뉴형 소스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외식의 내식화 트렌드를 반영한, 어느 요리에나 잘 어울리는 만능 소스의 품질력과 마케팅이 매출 증대 및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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