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보고서] 대기업 10곳 중 8곳, 임금체계 개편 추진…최저임금 개정 영향
[이지 보고서] 대기업 10곳 중 8곳, 임금체계 개편 추진…최저임금 개정 영향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8.21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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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대기업 10곳 중 8곳은 임금체계를 개편했거나 이를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 영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임금체계 현황 및 개편방향’ 설문조사(근로자 300인 이상 한정, 120개사 응답)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말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에 소정 근로시간 외에 법정 주휴시간을포함하도록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응답기업의 79.2%가 ▲임금체계를 개편(63.4%)했거나 ▲개편을 위한 노사 협의 또는 검토(15.8%)를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에 개편한 곳은 전체 응답 기업의 44.2%, 시행령이 개정된 뒤 개편을 완료한 곳은 19.2%였다.

최저임금 시행령과 관련 있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은 ▲최저임금 위반 해소를 위한 임금체계 개편이 통상임금 확대로 이어져 인건비 부담 가중(50.5%)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조의 반대(18.6%)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에 따르면 시행령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최저임금 기준시간 수를 확대하도록 개정되면서 일부 고임금·대기업 근로자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또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려면 격월이나 분기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을 매월 지급되도록 변경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노조가 매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래픽=한경연
그래픽=한경연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근로자 중 63.4%는 근속연수에 따라 기본급이 결정되는 호봉급을 받았다. 직무 성격 및 난이도에 따른 직무급을 받는 근로자는 18.5%, 근로자의 능력, 숙련 정도 등에 따른 직능급을 받는 근로자는 16.4%였다.

기본급 유형은 직종별로 차이가 있었다. ▲사무직 근로자는 직능급 ▲연구·기술직 근로자는 직무급이 가장 많았다. ▲생산직과 판매·서비스직 근로자는 호봉급을 적용받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무직은 직능급 40.5%, 호봉급 38.4%, 직무급 20.9% 순이었고 ▲연구·기술직은 직무급 49.6%, 호봉급 31.8%, 직능급 18.4%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생산직은 호봉급이 95.1%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판매·서비스직은 호봉급 65.5%, 직무급 18.3%, 직능급 6.8% 순으로 나타났다.

임금체계를 기업별로 보면 응답기업(120곳) 중 단일한 임금체계를 도입한 곳은 57.5%였고 2개의 임금체계는 39.2%, 3개의 임금체계는 3.3%로 나타났다.

단일 임금체계로 호봉급만 운영하고 있는 곳이 전체 응답기업 중 42.5%로 가장 많았고 호봉급과 직능급 2개 임금체계를 사용하는 기업은 22.5%였다. 직능급만 도입 중인 곳과 호봉급·직무급 2개를 도입한 곳은 각각 8.3%로 동일하게 조사됐고 직무급만 도입한 곳은 5.9%였다.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는 ▲컨설팅 및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37.5%)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업종·직무별 시장평균임금, 임금체계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28.3%)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23.3%) 순으로 응답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 제고를 위해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노사 간 합의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기업들은 임금체계 개편이 쉽지 않기 때문에 컨설팅과 세제혜택 지원, 공공부문 선도 등의 정부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요 대기업 중 67.5%는 올해 임금체계와 관련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으로 ▲성과 중심 보상체계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임금 연공성 완화(23.3%) ▲임금 구성 항목 간 통폐합 간소화(23.3%) ▲업무의 중요성·난이도를 임금에 반영(22.5%)이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나왔다. ▲상여금 지급주기 분할(15.8%)을 꼽은 기업도 있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이와 관련, “고임금인 대기업마저 최저임금 때문에 임금체계를 개편했거나 개편을 검토 중이며 그 과정에서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라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중 무역전쟁 심화,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환경 악화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호봉급 위주의 임금체계에서 생산성에 기반한 직무·직능급 위주로 개편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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