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퇴직연금 100조 돌파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봤더니…쥐꼬리 수익률에 전전긍긍
[이지 돋보기] 은행권, 퇴직연금 100조 돌파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봤더니…쥐꼬리 수익률에 전전긍긍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8.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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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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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의 퇴직연금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수익률은 쥐꼬리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 은행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총 적립금(원리금 보장 및 비보장 합계)은 89조334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76조7207억원) 대비 16.6%(12조7135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방은행을 포함하면 100조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이 43조364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38조8910억원)과 비교하면 11.5%(4조4738억원) 불어났다. 확정급여형은 근로자가 퇴직 시 받을 퇴직급여가 근무기간과 평균 임금에 의해 확정되는 상품을 말한다.

매년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부하는 확정기여형(DC) 적립금은 31조3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6조9122억원)보다 16.3%(4조3912억원) 증가했다.

각종 새액공제 혜택으로 최근 조명받기 시작한 개인형IRP는 지난해 2분기 10조8175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4조6660억원으로 1년 새 적립금이 35.6%나 늘어났다. 퇴직연금 유형 중 가장 높은 증가세다. 개인형IRP는 근로자가 이직‧퇴직할 때 받은 퇴직급여를 통산해 적립하거나, 본인 부담으로 추가 납입한 자금을 만 55세 이후 연금화하는 상품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내 은행 가운데 퇴직연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이다. 2분기 말 총 적립금 규모가 19조7820억원에 달한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 9조5023억원, 확정기여형 6조7789억원, 개인형IRP 3조5008억원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6조5988억원)과 비교하면 19.2%(3조1832억원) 늘어나 증가액도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이 17조9616억원(DB 6조5294억원, DC 7조2087억원, 개인형IRP 4조2235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해 2위다. 전년 동기(15조1146억원)와 대조하면 1년 새 18.8%(2조8470억원) 증가했다. 특히 개인형IRP 적립금이 전체 은행 가운데 수위를 차지하는 등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어 IBK기업은행이 전년(12조5666억원)보다 14.7%(1조8520억원) 증가한 14조4186억원(DB 7조3715억원, DC 6조457억원, 개인형IRP 1조14억원)의 적립금을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1조1193억원에서 13조5168억원(DB 7조4854억원, DC 3조5947억원, 개인형IRP 2조4367억원)으로 1년 간 21.6%(2조3975억원) 불어났다. 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밖에 우리은행이 12조7150억원(DB 6조3880억원, DC 3조9941억원, 개인형IRP 2조3329억원)으로 전년(11조6163억원)보다 9.5%(1조987억원) 늘어나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2분기 9조5331억원에서 올해 10조9402억원(DB 6조882억원, DC 3조6813억원, 개인형IRP 1조1707억원)으로 14.8% 늘며 처음으로 적립금 10조원을 넘겼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수익률

덩치는 키웠지만 속은 텅 빈 구조다. 수익률이 쥐꼬리 수준에 불과한 것.

올 2분기 말 현재 조사대상 은행의 확정급여형 기준 원리금 보장과 비보장 상품을 모두 포함한 단순 평균 수익률은 1.48%에 그쳤다. 이는 현재 약 1.5~1.6%인 정기예금의 이자수익만도 못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1.5%)에도 살짝 못 미친다.

은행별 확정급여형 상품의 평균 수익률을 보면 신한은행이 1.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KEB하나은행 1.56% ▲KB국민은행 1.54% ▲우리은행 1.50% ▲NH농협은행 1.41% ▲IBK기업은행 1.27% 순이었다.

이처럼 수익률이 부진한 까닭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대부분이 안전한 자산 운용을 선호하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 2분기 말 기준 확정급여형의 전체 적립금 43조3649억원 가운데 무려 92.1%(39조9543억원)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몰려있다. 반면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적립금 비중은 7.9%(3조4106억원)에 불과하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손해의 위험은 있으나 그만큼 수익률은 더 좋다. 실제로 2분기 말 확정급여형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2.07%로 보장 상품(1.4%)보다 훨씬 높다.

신한은행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이유도 비보장 상품의 가입자가 비교적 많은 까닭이다. 총 9조5024억원 가운데 25.4%에 달하는 1조9252억원이 비보장 상품에 적립됐다. 때문이 보장 상품의 수익률(1.45%)이 국민은행(1.52%)보다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월등한 비보장 상품 수익률(2.36%)이 평균을 끌어올린 것이다.

KEB하나은행(2.36%)나 우리은행(2.31%) 등의 비보장 상품 수익률도 신한은행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들 은행에서 비보장 상품 비중은 각각 7%, 7.7%에 불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익률 실현을 통한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자산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승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인연금상품은 대부분 10년 이상 유지되는 장기 상품”이라며 “시장 환경 변화에 맞게 대응해 원화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자산운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금융사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같은 서비스가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가입자 스스로 투자 지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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