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부동산 임대업 ‘큰 손’ 급부상…매년 수백억 임대 수익 “쏠쏠하네”
[이지 돋보기] 은행권, 부동산 임대업 ‘큰 손’ 급부상…매년 수백억 임대 수익 “쏠쏠하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9.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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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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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부동산 임대사업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대로 점포를 통‧폐합하면서 생긴 유휴 부동산을 임대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매년 거둬들이는 임대수익만도 수백억원 규모다.

2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4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5년여 간 투자부동산으로 벌어들인 임대 수익은 총 3096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투자부동산은 은행이 임대 수익이나 시세차익 등을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456억3200만원에서 ▲2015년 576억1700만원 ▲2016년 608억7200만원으로 지속 늘다가 ▲2017년 590억4400만원으로 소폭 감소한 후 ▲지난해 말 다시 677억79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는 186억9500만원이다. 2014년과 지난해 임대 수익을 비교하면 4년 만에 무려 48.5%(221억4700만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임대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곳은 신한은행이다. ▲2014년 251억6200만원 ▲2015년 244억원 ▲2016년 231억8500만원 ▲2017년 251억6900만원 ▲지난해 275억5900만원 ▲올해 1분기 67억6500만원으로 5년 간 총 1322억4000억원의 임대료를 거둬들였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904억94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도별 임대 수익은 ▲2014년 71억6700만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15년 222억5200만원으로 3.1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후 ▲2016년 214억9200만원 ▲2017 177억1400만원 ▲지난해 181억6200만원 ▲올해 1분기 37억7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KEB하나은행이 5년 간 572억3700만원의 임대료를 챙겼다. 연도별로는 ▲2014년 79억9200만원 ▲2015년 53억3600만원 ▲2016년 111억6800만원 ▲2017년 115억8200만원 ▲지난해 169억7800만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 1분기에는 41억8100만원을 벌었다.

우리은행은 ▲2014년 53억1100만원 ▲2015년 56억2900만원 ▲2016년 50억2700만원 ▲2017년 45억7900만원 ▲지난해 50억8000만원의 임대수익을 거두는 등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모양새다. 단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40억4200만원(지난해 총 임대수익의 80%)을 벌어들여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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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은행권이 임대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최근 몇 년 간 추진했던 ‘몸집 줄이기’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공실이 된 은행 소유의 건물에 세를 놓는 것이다.

은행권이 임대업에 나설 수 있던 것은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은행법 및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의 영향이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12월 은행의 임대 가능 부동산 면적을 1배에서 9배로 완화했다. 기존에는 은행이 가용하는 범위 만큼의 면적만 임대할 수 있도록 제한했지만 이를 풀어준 것이다.

예를 들어 은행이 10층짜리 건물을 가지고 있다면, 이 중 5개 층을 은행에서 사용해야 나머지 층을 임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감독규정 개정으로 은행이 1개 층만 사용하고 나머지 9개 층에 세를 놓을 수 있게 됐다.

이어 2016년 4월 은행법 개정에서는 아예 은행 임대 면적 규제가 폐지됐다. 따라서 은행권은 소유 건물에서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고도 모든 면적을 임대할 수 있게 됐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휴 부동산을 처분하려고 해도 매물의 규모와 입지조건 등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을 경우에는 매수자를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매각을 추진하면서도 임대를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지점을 2층으로 올리고 임대료가 비싼 1층은 세를 놓거나, 아예 영업점 내에 카페 등을 입점 시키는 ‘카페 인 브랜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2016년부터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점에 커피전문점 브랜드 ‘폴 바셋’을 들여 한 지붕에서 영업 중이다. 신한은행은 2017년 서울 명동지점을 리모델링해 대형할인마트와 빵집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들였다.

김지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위원은 “은행 점포의 효율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과 제휴하거나 카페형 점포 변환 등 다양한 운영 방안이 시도되고 있다”며 “은행권이 부동산 임대업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비용효율성과 시장 확대 지역, 점포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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