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다가오는 금리 리스크에 대비해야
[이지 Think Money] 다가오는 금리 리스크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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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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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

[이지경제]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2% 대의 성장률 방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유관 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보면, 연초 3% 수준에서 이제는 2% 내외까지 떨어지며 성장 궤적의 저점을 낮춰가는 흐름이다.

미국의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글로벌 금리정책의 기조 전환이 이루어짐에 따라 그간 금리 상승에 노출되었던 경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채권, 대출 등 주요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저금리 환경에 노출된 경제 주체들은 대응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나 우리 경제를 둘러싼 금리리스크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먼저 10년 단위로 반복되는 금리의 주기 특성을 살펴보자. 미국의 경우 금리의 경기순환성(금리와 성장률간 장기 동행성)이 뚜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연준은 2015년 제로금리로 시작해 4년간 9번에 걸친 금리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5%까지 끌어올리며 금리의 상승 복원력을 보여준 바 있다.

올해 하반기 단행한 금리인하를 기점으로 장기간에 걸친 완만한 금리인하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미국의 금리인하는 미국 경제가 경기확장에서 경기둔화로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며, 연준은 금리인하 정책을 통해 경기하강을 방어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우리 경제의 경우 금리의 주기성이 희석됨에 따라, 저금리 환경 아래 금리리스크가 증폭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한은의 금리 긴축은 1.25%에서 출발해 1.75%로 끝났는데, 이는 단 2번의 금리인상으로 금리상승 국면이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다시 1.5%로 내려 금리정책의 기조전환이 이루어졌다. 오른 것도 없는데 다시 내려가는 형국이다. 역사적 최저금리인 1.25%를 기저금리로 가정하면, 앞으로 3~4년 동안 전개될 금리하락 주기가 한 번의 금리인하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 대응력이 사실상 소진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정책금리를 0% 대로 내려 경기 부양을 실행할 여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이 경우 한번 기저를 깨고 내려간 금리가 다시 오르지 못하는 ‘금리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의 금리상수화과정은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금리를 내려도 경기부양 효과는 사라지고, 과잉유동성에 따른 자산버블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따라서 금리주기의 복원력을 상실하게 되면, 경제 활력이 둔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의 과거 금리정책을 보면,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수출경제 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일환으로 초저금리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이후 성장률은 1% 대, 금리수준은 0% 대로 고착화되는 상수화가정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초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자산버블이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우리 경제가 0% 대의 금리를 염두에 둔 금리인하 정책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는 저금리 구간에서 금리리스크에 노출된 경제분야를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신용팽창에 따른 영향으로 가계나 기업의 디레버리징(건전성 악화를 수반하는 채무조정과정)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 역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신흥국 부채리스크’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의미다.

일례로 가계부채,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대출, 사인간 대출인 전세보증금 등을 포함한 실질 가계부채는 이미 관리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기업부문의 경우에는 중소기업 ‘대출쏠림’에 대한 우려가 높다.

2014년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대기업대출은 줄고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향후 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될수록 잠재부실이 증가해 기업의 채무조정 압력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나 기업이든 부채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자구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두 번째로는 해외 자본흐름의 변동에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이 변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중심에 ‘채권버블’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의 금융위기 이후 채권으로의 자금쏠림은 글로벌 자본시장의 공통된 현상이며, 우리 금융시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올해 하반기 금리주기가 하락 전환함에 따라, 채권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의 자금이탈이 시장 전반에 걸친 금융리스크로 확산될 개연성이 높다.

세 번째로는 ‘주택경기 하강리스크’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선험적으로 주택부문은 금리의 경기순환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수 경제의 축을 이루는 미국의 주택가격은 저점 대비 50% 가까이 상승하였으나, 금리인하 정책과 맞물려 경기 고점을 알리는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주택가격 버블에 노출된 중국의 주택경기는 2017년 이후 버블조정국면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주택산업도 지금의 과열국면을 마무리하고 점차 하방 압력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기 이후 전세가격이 70% 이상 상승하며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했으나, 최근에는‘역전세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자산임을 감안하면, 부채의존도가 높은 가계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충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저금리 환경 지속에 따른 신용팽창은 시차를 두고 가계나 기업의 부채건전성 문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경제 주체들은 부채 충격에 노출된 부분을 면밀히 진단하고, 부채 체질개선을 통해 저금리 위험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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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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