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김현미vs홍남기 ‘분양가상한제’ 파열음…부동산시장, 갈팡질팡 정부 기조에 혼란 가중
[이지 돋보기] 김현미vs홍남기 ‘분양가상한제’ 파열음…부동산시장, 갈팡질팡 정부 기조에 혼란 가중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9.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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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발표 후 부동산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집값 상승 주범으로 지목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의도대로 주춤하고 있다. 반면 신축급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 분양가상한제 도입 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가 폭발한 청약시장에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더욱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홍남기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이 분양가상한제 도입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야당이 분양가상한제 반대법안 카드를 꺼내들면서 부동산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9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적용 발표 후 분양에 나선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단지에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지난 3일 진행된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 1순위 해당지역 청약접수에서 총 70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5280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평균 경쟁률 75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203대 1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대우건설의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가 평균 43대 1 ▲롯데건설의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이 평균 54대 1로 마감됐다.

건설사들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8월 마지막 주 수도권 주요 견본주택에 약 19만명이 몰리는 등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였다.

신축급 일반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널뛰기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의 일반 아파트는 0.05% 올라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까지 확대한 영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2일 서울 강남 등 주요 지역의 무분별한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약 5년 만에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청약 경쟁이 뜨거워지고 신축급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규제의 역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당분간 서울 주요 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 공급이 줄면 향후 청약 가점이 낮은 사람이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져 막차 타기에 수요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도입 전에 분양받은 아파트는 전매제한기간이 비교적 짧아 마지막 ‘로또 청약’을 잡기 위한 투기꾼들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재개발·재건축아파트 공급도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이라 10월 이전 분양하는 아파트는 희소성은 물론 전매제한기간에 있어서도 장점이 될 수 있어 수요자가 몰릴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대우건설, 롯데건설
사진=대우건설, 롯데건설

갈등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홍남기 부총리의 정책 엇박자가 혼란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자유한국당 등 야당까지 합세하며 판을 키웠다.

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분양가가 책정되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올라간 가격이 또 분양가를 상승시키는 상황이 계속된다"며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당초 계획했던 다음달부터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홍 부총리는 분양가상한제 도입 시기를 놓고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홍 부총리는 이달 1일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은 경제 여건, 부동산 시장 동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시행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펼쳤다.

국회도 합세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법으로 막겠다는 의도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서 민간택지를 제외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해 공동 발의할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정비사업 단지에 대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제외하는 주택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혼란은 시장에 불안감으로 확연히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발표 이후인 8월 3째주 19주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기와 지역, 소급적용 유예 등 이견이 생기면서 지난주 0.05% 상승 전환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시기와 지역 등이 확정되지 않아 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재산권 침해라는 의견 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 이에 시장에 피로감은 더욱 커지고 불안감은 점차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김 장관이 정책으로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시장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지금도 국지적으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3.3㎡당 1억원을 넘더라도 아파트를 사는 사람이 있으면 시장이 받아들이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칼날을 들이대면 어떻게든 통제를 벗어나려는 방법을 강구한다”며 “지금이라도 시장의 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기준 완화 정책 혹은 간접규제 등 우회전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값 상승이 지역주민들의 담합에 의한 것인지, 중개업자들이 인위적으로 조장하는 것인지, 건설업자가 분양가를 올려서인지, 시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인지 등 먼저 진단이 이뤄지고 그 다음에 처방이 나와야 한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당분간은 억제가 될 수 있지만 결국 시장을 컨트롤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더 혼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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