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금리인하‧대출 규제’ 진퇴양난…비이자이익 대표주자 ‘수수료’, 수익원 급부상
[이지 돋보기] 은행권, ‘금리인하‧대출 규제’ 진퇴양난…비이자이익 대표주자 ‘수수료’, 수익원 급부상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9.16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금리인하와 대출 규제 이중고 속에서 대체 수익원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

은행권은 현재 진퇴양난이다. 대출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도 골칫거리다. 더욱이 금리가 사상 최저치 경신을 앞두고 있어 수익 창출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은행권이 비이자이익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수수료에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6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 은행의 수수료 수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수료 순수익은 9575억원이다. 3년 전인 2016년 1분기(8777억원) 대비 9.1% 증가한 규모다.

연간 수수료 순수익은 지난해 말 기준 3조8369억원으로 4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수익원으로써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수수료 순수익은 최근 들어 증가세다. 1분기 기준 2016년 8777억원에서 ▲2017년 9732억원으로 10.9% 늘었고 ▲지난해(1조59억원)에는 3.5% 증가하며 분기 수익 1조원을 돌파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올 1분기 2128억원의 수수료 순수익을 거두며 가장 많이 벌었다. 이어 KB국민은행(2056억원), 신한은행(1842억원), KEB하나은행(1580억원), NH농협은행(1148억원), IBK기업은행(825억원) 순이다.

이처럼 수수료 순수익이 확대되는 이유는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보 움직임의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016년 당시 사상 최저치를 찍은 이래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이자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 또 문재인 정부가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은행권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금리와 대출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수수료 장사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은행권은 최근 수 년 간 수수료 수익이 짭짤한 펀드와 신탁 상품 등을 다수 내놨다.

신탁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일정기간 동안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펫(Pet)신탁이나 유언대용신탁, 치매안심신탁, 나눔신탁 등이 대표적이다.

또 투자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받는 ‘성과보수 펀드’ 상품도 출시했다. 은행이 목표치로 정해놓은 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수료를 인하하고, 반대로 초과 달성했을 때는 추가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퇴직연금 등의 상품군도 운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한계

다만 수수료 수익의 성장에도 한계는 있다. 정부의 금융 정책이 서민 등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맞춰지면서, 수수료 역시 인하하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저소득층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 자동화기기(ATM) 수수료 감면과 면제 대상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국내 은행의 ATM 수수료 부담이 금융소비자의 소득과 반비례 하고 있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저소득층일수록 거래실적이 적어서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받지 못하는데다, 보통 은행 영업시간 중에는 생업에 종사하느라 마감시간 이후 ATM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수수료가 ATM에서 발생하는 만큼 수익 하락으로 연결될 공산도 높다.

게다가 은행권이 수수료 수익 늘리기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발생한 부작용도 걸림돌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SF) 사태가 이에 해당한다.

두 상품은 이자율이나 환율 등의 변동과 연계해 만기 지급액이 정해지는 파생상품이다. 그런데 최근 투자한 국가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금리가 예상과 달리 급락해 원금이 손실될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은행권이 수수료 끌어 모으기에 열중한 나머지, 이상신호가 감지됐음에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켰다는 지적이다. 금융사들이 판매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판매 잔액은 8224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부작용은 향후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 수수료 영업을 더욱 옥죄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은성후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DSF‧DLS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며 해당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과도한 영업 경쟁은 자제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고민은 계속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감면‧인하 등으로 최근 성장세는 둔화됐고, 올해는 오히려 후퇴한 측면도 있다”며 “비이자이익을 키워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