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위풍당당’ 르노 마스터…완성형 미니밴, “상용차시장 패권 위협할 다크호스”
[이지 시승기] ‘위풍당당’ 르노 마스터…완성형 미니밴, “상용차시장 패권 위협할 다크호스”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9.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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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르노삼성자동차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르노삼섬자동차 마스터가 1톤 트럭으로 대표되는 국내 상용차 시장의 패권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마스터는 깔끔하고 이국적인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상용차의 필수덕목인 적재능력은 최상급이다. 더욱이 스마트한 기능이 더해져 운전의 편리함과 안전성도 향상됐다. 21세기가 원하는 완성형 미니밴이다.

이는 1980년 1세대를 시작으로 38년간 발전을 거듭하며 품질과 내구성을 향상시킨 르노 마스터의 내공이라는 생각이다.

약점은 있다. 수동변속기다. 다만 상용차 특성상 차량 가격, 연비 등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될 것 같지 않다. 향후 자동변속기까지 나온다면 금상첨화다.

마스터는 마스터S와 마스터L 두 종류이며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마스터S다.

사진=정재훈 기자
사진=정재훈 기자

첫인상은 강인하다. 전면부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위풍당당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강인하기만 했다면 흔한 트럭과 다를 바 없지만 고급스러움을 녹여냈다. 특히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리어콤비 램프 등이 포인트. 측면은 균형 잡힌 모습으로 시각적 만족감을 이끌어낸다.

마스터S는 전장 5550㎜, 전폭 2020㎜, 전고 2485㎜의 압도적인 사이즈를 자랑한다. 특히 적재함은 높이 1750㎜, 길이 3015㎜, 폭 1705㎜의 크기와 적재중량 1300㎏, 적재공간 8.0㎥를 제공한다.

단순히 제원상으로도 상당한 크기라는 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보면 더 놀랍다. 코끼리 한 마리 정도는 거뜬히 실을 것 같다. 더욱이 슬라이딩 도어와 낮은 높이로 실용성까지 뛰어나다. 그래서인지 최근 캠핑카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다만 감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실내로 들어서자 “아~”하는 탄식이 나왔다. 실내 첫인상은 그냥 트럭이다. 상당히 선방한 외관과 전혀 다른 모습에 실망감이 커졌다. 겉옷은 명품으로 치장했는데 속옷은 유니클로를 입은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사진=정재훈 기자
사진=정재훈 기자

더욱이 기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수동기어가 눈에 들어온다. 마스터가 기자에게 말을 건다. “어서와 수동기어는 처음이지?”

일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구석구석 살펴봤다. 요리조리 뜯어보면 분명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터.

역시나 숨어있던 매력이 나오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실내가 넓다. 특별히 섭외한 2명의 동승자 역시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고 한다. 인체 공학적 디자인이 적용돼서다.

업무용으로 쓰이는 차량답게 곳곳에 수납공간이 배치됐다. 세심한 배려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오버헤드 콘솔(천장 내 수납함)이다. 조수석 벤치 시트는 폴딩 타입으로 컵홀더와 테이블로도 쓸 수 있다. 이렇게 총 15개의 수납공간을 갖췄다. 모두가 알다시피 2열은 없다.

당당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기 전 기억을 더듬는 시간을 가졌다. 수동기어이고, 승용차가 아니기 때문. 대학교 재학 당시 포터(수동)를 운전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중립과 1단 기어, 후진 등 조각난 기억들을 맞춘 후 드디어 주행이다. 시승 코스는 상용차의 목적에 맞게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종로구, 동대문구 등 복잡한 시내 중심부 약 40㎞ 구간.

처음부터 난관이다. 가볍게 시동을 꺼먹고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사이드브레이크를 내리지 않은 채로 출발해서다. 다시 자세를 잡고 출발이다. 역시 2단이 정석이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적응이 되자 가공할만한 힘이 느껴졌다. 르노그룹의 최신 엔진기술이 적용된 2.3ℓ 트윈터보 디젤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6.7㎏.m를 뿜어낸다.

특히 중저속 구간에서의 퍼포먼스가 괜찮았다. 적재 물량이 없어서 뒤쪽이 허전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묵직함이 인상적이었다. 4단과 5단에서의 가속력은 일반 차량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했다.

시내 중심부여서 고속 주행이 많지 않았지만 속도를 내면 확실하게 뻗어나간다. 외관에서부터 풍기는 당당함이 주행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다만 코너링은 적절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차체가 높다보니 코너 구간에서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저속에서의 코너링만 본다면 썩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적재 물량이 있을 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한 가지 불만이라면 운전석 팔걸이다. 팔걸이를 내리면 기어 변속시 불편하다. 장시간 운전 중에는 팔걸이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아쉬웠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편의 및 안전사양이다. 특히 오토 스탑/스타트 기능이 좋았다. 최근 생산된 차량이라면 별로 특별할 건 없지만 수동 상용차에서의 오토 스탑/스타트는 신세계에 가까웠다. 고급 세단처럼 조용해진다.

더욱이 경사로 밀림방지장치는 최고의 선물이다. 기자같은 수동 초보가 아니더라도 화물칸이 무거운 물건으로 가득차면 오르막길에서 뒤로 밀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약 2초간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줘 뒤로 밀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이밖에도 차선이탈방지,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 차체자세 제어장치,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 기능, 와이드 뷰 미러 등이 적용돼 한층 더 편안한 주행환경을 제공한다.

사진=정재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사진=정재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특히 작업적인 면에서 효율성이 뛰어난 사양들이 대거 적용된 게 인상적이다. '레진 우드 플로어'로 작업 시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하드보드 카고 라이닝'은 화물 및 적재함 내부 손상을 방지한다. 또한 '무선 리어 트윈 스윙도어 잠금 기능'으로 도난 위험도 방지할 수 있다.

총평이다. 작업 중 비가 내리는 것을 상상했다. 재빨리 나가서 비 맞으며 방수포를 뒤집어씌울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 실제 대학생 시절 그래본 적이 있다. 그런데 마스터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큰 매력이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국내 상용차 시장은 1톤 트럭을 제외하면 선택권이 없어 많은 사람이 갈증을 느꼈을 것이다. 마스터의 등장이 시원한 사이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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