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르포] “어서와 이런 편의점은 처음이지?” 쇼핑 후 ‘쓱’ 나오면 결제 완료…‘이마트24 셀프 스토어’
[이지 르포] “어서와 이런 편의점은 처음이지?” 쇼핑 후 ‘쓱’ 나오면 결제 완료…‘이마트24 셀프 스토어’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09.3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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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신세계가 미래 유통 기술을 집약한 자동결제 셀프 스토어 ‘이마트24’를 오픈했다. 그야말로 ‘신세계’다.

매장에 들어가서 원하는 제품만 골라 나오면 끝이다.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점원이 없다. 바코드 찍을 일도, 현금이나 카드를 꺼낼 필요도 없다. 한국의 ‘아마존 고(Amazon Go)’라는 이름에 걸맞다.

지난 25일 공식 개점(9.30=시간 7시~22시)을 앞둔 ‘이마트24 셀프 스토어 김포DC점(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을 찾았다.

신세계아이앤씨 데이터센터 1층에 마련된 이곳은 국내 유통 혁명의 최전선이라고 불린다.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클라우드 기반 포스(POS)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됐기 때문.

이마트24, SSG 페이 앱에서 결제수단 등록 후 생성되는 QR코드로 출입할 수 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이마트24, SSG 페이 앱에서 결제수단 등록 후 생성되는 QR코드로 출입할 수 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실험

매장은 기존 이마트24와 동일하다. 다만 점원이 없다. 입구에서 출입 승인을 받는 것이 필수다. 필요한 것은 별도의 앱.

이마트24·SSG 페이 앱에서 결제수단(체크·신용카드) 등록 후 생성되는 QR코드가 출입 카드다.

QR코드 생성 후 들어선 매장은 14평 남짓. 음료수와 과자, 삼각김밥 등 790여종의 제품이 정돈돼 있다.

실제 필요한 상품 구매에 나섰다.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냈다. 그리고 알람시계에 생명을 불어넣어줄 건전지와 차량용 방향제를 빠르게 바구니에 담았다. 먹고 싶던 젤리는 들었다 다시 제자리에 내려놨다.

출입구를 나서자 휴대폰으로 결제 알림 메시지가 도착했다. 체감 시간은 5초 남짓. 젤리를 제외한 제품과 가격이 적힌 영수증이 앱 화면에 떴다.

이마트24 셀프 스토어 김포DC점에서 구매한 제품들(왼쪽), 매장을 빠져나온뒤 5초안에 SSG 페이 앱에 전송된 영수증 사진=김보람 기자
이마트24 셀프 스토어 김포DC점에서 구매한 제품들(왼쪽), 매장을 빠져나온뒤 5초안에 SSG 페이 앱에 전송된 영수증 사진=김보람 기자

혁신

이마트24 셀프 스토어 핵심은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이다. 매장 천장에 설치된 30여개의 AI(인공지능) 카메라와 미세한 무게까지 감지하는 센서를 활용해 고객의 동선을 추적하고 상품 정보를 인식한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반 포스(POS)는 매장을 걸어 나가는 5초~5분 안에 구매 내역을 앱으로 전송한다.

쉽게 말해 고객의 동선과 진열된 상품을 천장의 카메라가 먼저 검색하고 센서를 탑재한 진열대에서 고객이 선택한 제품을 확인, 짧은 시간 내 결제까지 완료한다. 결제 속도는 미국의 아마존 고(10분~30분)보다 훨씬 빠르다.

단 제품의 위치를 바꿔 놓거나 쇼핑 중 다른 사람에게 제품을 건네도 자동결제 될 수 있다. 또 음료수를 마시고 두고 나오는 등의 행위도 상품 훼손으로 간주하고 결제된다.

이마트24 셀프 스토어 김포DC점 매장 내부(왼쪽), 매장 내부에 적힌 주의 사항 사진=김보람 기자
이마트24 셀프 스토어 김포DC점 매장 내부(왼쪽), 매장 내부에 적힌 주의 사항 사진=김보람 기자

천병관 신세계아이엔씨 CSR 팀장은 “낮은 포복 자세와 우산을 쓰고 쇼핑하는 등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면서 “이밖에 제품을 매장에서 먹고 나오거나, 훔치는 듯 빠르게 주머니에 넣는 경우도 모두 결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유통 산업을 이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현재 수준을 뛰어넘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클라우드 포스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유통 혁명의 최전선이라도 아쉬운 점은 있다. 결제 가능 카드가 등록된 앱이 출입 카드인 만큼,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는 입장할 수 없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초등학생에게는 청천벽력일 것이다. 또 한 코드에 1명 이상 입장이 불가하다. 최대 체류 인원으로 10명으로 제한돼 있다.

이밖에 담배 판매와 환불, 매장 진열 및 관리 영역에서는 아직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정보력과 기술력이 국내 유통 채널의 진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호 남서울대학교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국내 유통 채널의 진화 수준은 어느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 정보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새롭게 오픈한 자동 결제 셀프 스토어 역시 5G, 클라우드, AI 등 4차 산업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기업의 복합적인 기술력이 결합해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산업에 이어 유통의 혁명을 준비할 때”라며 “미래의 유통이란 소비자의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가격 경쟁력, 품질 등을 스스로 비교 및 판단해 필요한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에서 건강과 라이프스타일 형태에 따른 쇼핑의 추천은 물론 제재까지 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평이다. 사람이 없는 미래 유통 채널의 차가운 편리함이 아직은 낯설다.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 익숙해져야 한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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