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Car] “작다고 얕보면 다친다!” 티코부터 모닝까지 매력 만점 경차 28년사
[이지 Car] “작다고 얕보면 다친다!” 티코부터 모닝까지 매력 만점 경차 28년사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10.0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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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지엠, 픽사베이, HMG저널
사진=한국지엠, 픽사베이, HMG저널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경차. 화려하지 않지만 실용적이다. 일각에서는 자동차의 크기와 브랜드에 따라 부(富)의 척도를 가늠하기도 한다. 버려야 할 악습을 떠나 이동수단이라는 본질만 따진다면 경차는 매우 매력적이다.

한 때 ‘서민의 발’로 여겨졌다. 설움 아닌 설움을 받으며 갈고 닦아온 28년의 세월. 이제는 사회초년병의 생애 첫차 또는 새댁을 위한 세컨드카(두번째 자동차) 등으로 각광 받으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안전첨단장비도 중형급 차량 뺨을 후려친다. 절대 강점인 가격과 각종 해택(통행료 면제 등) 등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차만의 매력이다.

다만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이 엔트리카로 인기를 얻으면서 경차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경차의 생명력은 잡초처럼 끈질기다. 약 30년 간 이어온 경차 역사를 짚어본다.

시작

국내 경차시장은 비주류였다.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차가 쏟아졌지만 1990년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경차는 없었다. 당시만 해도 가족 구성원이 많았고 1가정에 승용차 1대가 대부분이던 시절이어서 경차의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았다.

이런 틀을 깬 차가 티코(대우자동차-한국지엠)다. 1991년 태어나 본격적인 경차 시대를 알렸다. 티코의 등장은 앞서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1983년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수립한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에서 비롯됐다.

티코는 등장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귀여운 외모와 2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략한 게 성공했다. 출시 초반에는 싸구려 차라는 이미지도 있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실속 있는 차로 자리를 잡았다.

티코의 성공에 현대자동차가 1998년 아토스를 내세웠다. 경차시장이 성장기에 접어든 배경이다. 아토스는 티코보다 한층 더 크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상승세를 탔고 급기야 티코를 밀어내고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HMG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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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

치열한 경쟁구도를 무너뜨린 주인공은 마티즈다. 1998년 출시된 마티즈는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경차라는 이름 대신 마티즈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을 정도. ‘경차=마티즈’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마티즈의 선풍적인 인기에 경쟁자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인기를 끌었던 아토스는 2002년 단종됐다. 후발주자였던 비스토(기아자동차) 역시 2003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경쟁 모델이 사라진 마티즈는 2011년까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등 완전변경과 부분변경을 거치며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사진=한국지엠
사진=한국지엠

각축

2008년경부터 판세가 뒤집어졌다. 모닝(기아자동차)이 소형차에서 경차로 편입되면서 약진이 두드러진 것.

2008년 출시된 뉴 모닝은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하락세에 접어든 마티즈를 제치고 경차 1위에 등극했다. 이후 올뉴 모닝, 더뉴 모닝 등을 거쳐 현재 3세대에 이르기까지 확고하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올뉴 모닝은 올해 상반기에만 2만4094대가 판매되며 국내 자동차 전체 판매 순위에서 10위에 올랐다. 경차 중 유일하다. 또 올뉴 모닝은 같은 기간 국내 중고차 판매량에서도 3위에 올랐다.

모닝을 위협하는 강력한 라이벌은 스파크다. 스파크는 2011년 GM대우에서 한국지엠으로 회사명이 바뀌고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 되면서 수출용과 같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고 아직 마티즈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모닝의 아성에 꾸준히 도전할 정도의 경쟁력은 갖췄다. 특히 같은 기간 국내 중고차 판매 순위에서 스파크가 2위, 더 넥스트 스파크가 4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 중고차 판매량 톱5 중 2개나 차지한 것.

스파크는 비록 신차 판매는 같은 기간 1만5557대를 기록해 올뉴 모닝에 크게 뒤졌지만 한국지엠 내에서는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모닝과 스파크의 양강구도를 깰 대표적인 후보는 레이(기아자동차)다. 2012년 출시된 레이는 박스형 경차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높은 천정고를 비롯해 비교적 넓은 실내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HMG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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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최근 경차 시장은 다소 축소되는 모양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등장과 함께 엔트리카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또 안전첨단장비 등으로 단점을 상쇄했지만 장점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경차는 2012년 연간 판매량 20만대라는 기록을 썼고 이후로도 꾸준히 연간 판매량 10만대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10만 대 판매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반면 티볼리(쌍용자동차) 등을 앞세운 소형SUV는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정광수 한국지엠 홍보대행사 웨버샌드윅 차장은 “경차만이 가지고 있는 세금 등의 혜택이 여전히 있어 수요층이 있지만 경차의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소형SUV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엔트리카로 경차를 고려했던 소비자들이 경차에서 소형SUV쪽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경차의 미래와 관련, “일본은 37%, 유럽의 경우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경차에 대한 수요와 인기가 높다”며 “미세먼지, 에너지 절약 등 사회적으로도 경차만의 장점이 명확하다. 경차 시장의 미래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경차에 대한 혜택 등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HMG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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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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