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전북‧광주‧부산‧대구‧경남銀’ 수익성 희비…지역경기침체‧시중은행 경쟁 등 고민↑
[이지 돋보기] ‘전북‧광주‧부산‧대구‧경남銀’ 수익성 희비…지역경기침체‧시중은행 경쟁 등 고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10.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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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작지만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지방은행들이 수익성이 악화되며 희비가 엇갈렸다.

전북과 광주은행이 지역경기 침체, 시중은행과의 경쟁 격화에도 선방했다. 반면 부산과 대구은행은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경남은행은 회복세라는 점에서 안도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방은행 모두 공통된 숙제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모바일 뱅킹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 간 경계가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새로운 먹거리 개발과 비용절감을 모색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또 금융당국이 지방금융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5개(BNK부산‧BNK경남‧DGB대구‧JB전북‧JB광주은행) 지방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총 688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064억원)보다 2.6%(184억원) 줄어든 규모다.

지방은행의 순이익은 ▲지난 2014년 상반기 4451억원에서 ▲2015년 5839억원으로 31.2%(1388억원) 급증했다. ▲이후 2016년 상반기 5840억원으로 잠시 정체됐다가 ▲2017년 6395억원(9.5%) ▲지난해 7641억원으로 19.5%(1246억원)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5년 만에 성장세가 꺾인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부산과 대구은행의 부진이 심했다.

대구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782억원으로 전년 동기(1983억원) 대비 10.2%(201억원) 쪼그라들었다. 부산은행 역시 같은 기간 2482억원에서 2228억원으로 10.2%(254억원) 줄었다.

반면 전북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606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752억원으로 순이익이 24.1%(146억원) 증가했다. 경남은행도 같은 기간 1087억원에서 1204억원으로 10.8%(117억원) 늘었다. 광주은행 역시 907억원에서 916억원으로 1%(9억원) 증가했다.

경남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워낙 좋지 못했다. 전년 동기(1462억원) 대비 25.6%(375억원) 급감했다. 올해 다시 회복세를 보인 것. 결국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곳은 JB금융지주 산하 두 은행(전북‧광주은행) 뿐이다.

후퇴

지방은행들은 규모는 작지만 성장성과 수익성, 건전성 등은 시중은행보다 우월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B하나‧SC제일‧한국씨티은행)에게 따라잡히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성장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증가율의 경우 지방은행은 2015년 10.1%로 시중은행(6.2%)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다 2017년(지방은행 3.8%‧시중은행 5.5%) 역전됐다. 이는 지난해까지 이어져 시중은행은 8.9%로 뛰었고, 지방은행은 5%를 회복하는데 그쳤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2016년까지는 지방은행(0.57%)이 시중은행(0.43%)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7년 지방은행은 0.52%로 낮아진 반면 시중은행은 0.58%로 약진하며 상황이 뒤바뀌게 됐다. 지난해 ROA 역시 시중은행은 0.62%, 지방은행은 0.55%를 기록하며 반전에 실패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2014년까지는 지방은행 1.30%, 시중은행 1.40%였으나 2015년부터 시중은행보다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총 여신 중 회수에 문제가 생긴 여신 보유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유리하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해법

지방은행의 성적표가 최근 들어 좋지 않은 이유는 지역경제의 침체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별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 추이를 보면 2016년 기준 전국 평균 성장률은 4.9%. 지방은 이보다 낮은 4.5%를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은 5.3%였다. 이 격차는 2017년 더 벌어져 전국 평균 5.5%에서 수도권은 7% 성장세를 보이며 뛰어오른 반면, 지방은 3.9%로 오히려 후퇴했다.

이는 조선과 자동차, 기계 등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들이 쇠퇴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조선업은 2016년 정부가 7500개 업체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만큼 한파가 몰아친 바 있다. 자동차업 역시 2017년부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첨단산업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방은행이 주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만큼 이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금융의 확산과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현 등 금융환경의 변화, 생산적 금융 강화 등 규제환경의 변화도 지방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원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향의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지방 기업 영업을 확대해 경쟁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며 “이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체질개선 등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은행이 새로운 수익 포트폴리오 개발과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또 금융당국이 지역금융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은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타 지역 적극 진출과 디지털 금융 강화 등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 역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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