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극성수기(3Q)’에도 웃지 못한 항공업계, ‘환율·유가·일본’ 삼중고에 실적 ‘먹구름’
[이지 돋보기] ‘극성수기(3Q)’에도 웃지 못한 항공업계, ‘환율·유가·일본’ 삼중고에 실적 ‘먹구름’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10.0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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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항공, 픽사베이
사진=대한항공, 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대한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와 진에어와 제주,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의 3분기(7~9월)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 등이 몰려 있어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유가 및 환율 상승과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따른 여행객 감소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에 항공업계는 오는 10월 말부터 시행되는 동계시즌 항공운항 스케줄 기간에 맞춰 일본 노선을 줄이는 한편 중국, 동남아 등 신규 노선 취항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7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33.5% 줄어든 672억원으로 전망했다.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국적항공사 모두 30% 이상 급락세다.

저비용항공사 역시 전망이 어둡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285억원, 223억원으로 24.6%, 1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티웨이항공 38억원(전년比 68.5%↓) ▲에어부산 19억원(83.0%↓)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업계의 실적 전망치가 일제하 하향 조정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의 생산시설과 유전 등이 지난달 14일 무인기의 공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되면서 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국 경기 부진으로 인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이유다.

더욱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직격탄이 됐다. 일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일본 노선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

인천공항공사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일본 노선 항공여객은 209만478명으로 지난해(228만1209명) 같은 기간보다 8.76%(20만731명) 감소했다. 또 화물은 3만9858톤으로 전년(4만8229톤) 대비 17.3%(8371톤) 줄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항공사 대부분이 3분기에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특히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여행 출국자 수는 8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 감소했다. 더욱이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 등에 따른 영업외 손실이 늘어 3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출국 수요 둔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오는 2020년 신규 저비용항공사 시장 진입 등으로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면서 “경쟁 심화에 따른 업계 전반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시장 재편 가능성마저 나온다”고 덧붙였다.

타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항공업계가 불황 타개를 위해 일본 노선 축소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9월 3일부터 부산발 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일본 노선 투입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해 좌석 공급을 줄이는 방안을 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인천발 ▲후쿠오카 ▲오사카 ▲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 ▲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축소했다.

저비용항공사도 일본 노선 공급 과잉, 여행객 감소 등을 이유로 운항 축소에 나섰다. 에어서울은 일본 ▲도야마 ▲구마모토 ▲우베 등 3개 노선에 대해 운휴에 돌입했다. 또 ▲오사카 ▲요나고 노선을 기존 주 14회, 6회에서 각각 9회 3회로 감편했다. 이밖에 ▲삿포로 ▲오키나와 ▲후쿠오카 등의 노선도 감편·운휴 등을 검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오이타 ▲구마모토 ▲사가 등의 정기편을 중단하고, 이스타항공도 ▲삿포로 ▲오사카 노선 운항 운휴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10월 14일부터 환율 상승, 항공유 인상에 따른 리스크 해소를 위해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운임 인상을 결정했다. 또 9월에는 대구발 필리핀, 세부 노선 등 동남아 노선 신규 취항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타이베이 ▲가오슝 등 중국 지역으로 하늘길을 확장했다.

김태영 제주항공 홍보팀 과장은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에 따른 조업비 증가와 항공기 리스, 항공유 등을 결제하는 환율 상승 등 경영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 지역과 중국 시장으로 하늘길을 확장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신규 노선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10월 27일부터 ▲필리핀 클락 ▲중국 난징·장자제·항저우 등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아시아나와 티웨이, 에어서울도 ▲필리핀 보라카이 ▲중국 장자제 등 중국, 동남아 하늘길 확장에 나섰다.

항공업계가 불황 타개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부터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 신규 저비용항공사 3곳이 추가돼 실적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김영호 연구원은 “현재 한국은 8개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어 단위 인구·면적 대비 항공사가 많은 편에 속한다. 더욱이 내년 신규 항공사 3곳이 공식 취항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항공사를 보유한 국가가 된다”면서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신규 항공사의 진입으로 인한 추가 경쟁이 불가피하며, 항공사 간 실적 부진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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