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9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입주와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감소한 것에 더해 추석 상여금이 가계에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늘어난 867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증가액(7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축소된 모습이다.
이는 지난 4월(4조5000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최소치다. 역대 9월만 놓고 보면 지난 2014년 9월(3조7000억원) 이후 5년 만에 증가 규모가 가장 적었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기타대출 증가액이 9000억원에 불과해 전월(2조8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이는 지난 4월(8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명절 상여금 유입으로 가계 자금 사정이 다소 나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택담보대출도 전월 대비 4조원 증가해 8월(4조6000억원)보다 증가세가 한 풀 꺾였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8월 2만1000호에서 9월 1만9000호로 줄어드는 등 주택관련 자금수요가 다소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추석을 끼고 아파트 매매와 입주, 전세 거래 등이 다소 주춤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9월 증가세 둔화는 계절적 요인을 없는 만큼 흐름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주택거래 흐름에 따라 좌우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대출 증가액은 4조9000억원으로 전월(3조5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1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4조8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자영업자가 주로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4000억원 늘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