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석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락폭은 3년 만에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가 향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올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저물가 현상이 이어져 디플레이션 우려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는 103.84(2015년 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0.7% 하락했다. 지난 7월(-0.3%) 이어 석 달 연속 하락세다. 특히 하락폭은 8월(–0.6%)보다 커지며 지난 2016년 9월(-1.1%)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쓰인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떨어져 전체 생산자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뛴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12.8% 내려갔고, 축산물도 4.2% 하락했다. 지난해보다 하락한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휘발유(-14.2%) 등 석탄 및 석유제품(-12.3%) 물가가 내려가면서 공산품 물가도 1.9% 내렸다. 화학제품(-4.9%)과 D램(-48.4%)을 비롯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2.9%) 등 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생산자물가를 전월 대비로 비교하면 0.1% 올라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로 농림수산품 물가가 2.3% 오른 영향이다.
품목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은 전월 대비 11.9% 올랐고, 달걀은 17.8% 상승했다. 배추(68.2%), 무(43.2%), 파프리카(122.8%) 등도 한 달 전에 비해서는 큰 상승폭을 보였다.
단 공산품 물가는 변동이 크지 않았다. TV용 LCD(-4.9%), D램(-0.9%)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0.4% 하락했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은 0.5%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7~8월 여름 휴가철 수요로 올랐던 음식점 및 숙박, 운송 물가가 각 0.6% 하락하며 물가를 끌어내렸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보합이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0.3% 하락해 석 달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한편 국내에 출하되는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입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4% 하락해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국내 출하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을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도 전월대비 0.1%, 전년 동월대비 1.6% 하락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